요즘 직원들과 수시로 내년 사업을 구상하며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고 있다. 코로나19 종식과 경제 활력 회복이 공통적 의견이다. 하지만 바라는 바와 달리 경제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한국국책연구원이 발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올 상반기 전망 때보다 0.5%포인트 낮아진 1.8%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내년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닥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혁신’에 있다. 특히 위기의 전면에 나설 기업들에는 무엇보다 ‘자체적인 혁신’과 ‘미래산업에 대한 촘촘한 준비’가 필요하다. 혁신은 ‘묵은 풍속·조직 등을 바꿔서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에는 사업·문화·조직 등을 대대적으로 손보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사업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롭게 바꾸는 것이 바로 ‘사업 재편’이다. 즉 사업 재편은 기업들이 사업의 구조를 변경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정상 기업의 선제적·자발적 사업 재편을 돕고 있다. 사업 재편 기업에는 세금 감면과 세제 혜택, 금융 및 연구개발 등이 지원된다. 이는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의 사후적 구조 조정에 따른 경제·사회적 비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그간의 부실 징후 기업 경영 정상화 지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 재편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캠코는 사업 재편을 승인 받은 200개 기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해 필요한 지원 사항을 살펴봤다. 사업 재편 단계별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활용해 단계별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자산 매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신탁회사 자산 신탁 방식을 통해 거래 비용을 줄이고 이를 활용해 금융권 대비 유연한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함으로써 지원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6개 사업 재편 기업에 대해 약 850억 원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사업 재편은 기업의 선택이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필수다. 새로운 환경의 적응과 성공을 위해서는 버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코닥이 되다(Being kodaked)’처럼 기업이 옛것만 고집하면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자성어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는 어미의 도움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사업 재편을 필요로 하는 기업 혼자서는 힘들 수 있다. 캠코가 새로운 항로로의 운항을 준비하는 사업 재편 기업들에 도움과 지원의 손길을 내미는 이유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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