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물하기 시장에서 ‘카카오(035720)톡 선물하기’의 독주 체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커머스 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메신저 기반이라는 절대적 강점을 바탕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현재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배송 등 일부 서비스에서는 약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해당 부분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 점유율 뺏기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유통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선물하기 시장 규모는 5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3조 3000억 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2010년 ‘선물하기’ 서비스를 선보이며 선물하기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 활성 이용자 수(MAU) 4763만여 명의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덕에 이용 편의성이 압도적이었다. 높은 이용률 덕에 선물하기에 입점하려는 판매자들의 경쟁 또한 치열했고, 구찌, 티파니, 샤넬,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도 잇따라 입점하며 백화점 못지않은 상품 구성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꽃 배송 같이 퀵서비스와 연계된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배송에 대한 이용 편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절대 영역’으로 여겨졌던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넘보는 경쟁 업체들의 시장 진출과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네이버는 다음 달 출시 예정인 ‘네이버 도착 보장’ 서비스를 ‘선물하기’ 상품을 대상으로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 도착 보장 서비스는 고객들이 상품 도착일을 안내 받고, 해당 날짜에 정확하게 배송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주요 물류·배송 파트너사인 CJ대한통운, 품고, 파스토 등의 물류 역량을 고려할 때 도서 산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90% 이상의 지역에서 익일 배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서비스가 선물하기에도 적용되면 구매자와 수령인의 선물하기 이용 편의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즉 선물을 구매하는 사람은 선물을 받는 사람이 언제 배송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 예측하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기능이 적용되면 상대적으로 배송 서비스가 약한 카카오 선물하기에 대항한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배송을 판매자들이 개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배송 품질을 보장받기 힘들고, 판매자별 재고 이슈 등으로 발송 자체가 늦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왔다.
이밖에 네이버는 자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버’ 기술을 적용한 선물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3월 선물 메시지를 AI가 추천하는 기능도 추가한 데 이어 6월 선물샵 내에 적절한 상품을 큐레이션해 보여주는 ‘똑똑선물샵’을 오픈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강점을 살려 선물하기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지난 2020년 첫 선을 보인 쿠팡의 ‘로켓선물’ 서비스는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336% 늘었다.
마켓컬리도 ‘새벽배송’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를 정식으로 선보였고, 서비스 오픈 후 5개월 간 월평균 13%의 주문 신장률을 보였다. 최근에는 선물하기 아이템으로 제격인 뷰티 상품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이 역시 마켓컬리의 ‘모바일 선물하기’ 매출 신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G마켓 또한 최근 선물하기 서비스 개발에 착수하고, 연내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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