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개발한 나노버블 대량 생성장치는 바닷물과 이산화탄소를 통과시키면 나노버블화가 이뤄져 염소에서 나온 전자와 결합해 대량의 그린수소 생산과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이라고 자부합니다.”
21일 경기도 부천시 옥산로에 위치한 벤처기업 화우나노텍 본사에서 만난 유영호 대표(63·사진)는 최근 국내외 시장을 겨냥해 내놓을 대형 냉장고 크기의 ‘나노버블 생성장치’ 작동 원리를 직접 설명하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나노버블 생성장치는 이산화탄소를 초미세 나노크기로 버블화시켜 바닷물(염수)에 고농도로 주입하면 음이온을 다량으로 만들어 물 속의 수소이온이 수소 기체로 변환하면서 다량의 수소를 생성하는 원리다.
유 대표는 “양산설비의 축소 실험 장치로 시험한 결과 30wh에서 수소는 18ℓ 이상 생산됐다”며 “수소 1t을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 44t 이상이 필요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산화탄소 저감에 획기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나노버블기술을 이용해 많은 이산화탄소를 소모하면서도 수소에너지를 대량 생산을 구현하는 기술은 인공 태양과 같은 효과와 같다"며 세계 유일의 기술력이라고 자부했다. 유 대표의 이 같은 자신감 근거는 해외 특허에서 비롯한다. 마찰을 이용한 나노버블 생성 방식은 미세버블 종주국인 일본에서도 이미 특허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화우나노텍의 나노버블 기술의 최대 장점은 그린수소 생산과정의 간소화로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수소의 현지 생산을 통해 압축과 운송 과정이 대부분 생략된 덕분이다. 설비 투자 예상 금액은 1Kwh당 3000달러 정도의 비용만 필요해 기존 방식 대비 획기적으로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유 대표는 “이번에 개발한 수소 생성방식은 일정량의 바닷물(또는 염화나트륨 수)과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주변 공장을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만 공급 받으면 별도의 송배전 시설이 필요 없고 값싼 비용으로 대량의 수소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기술력이 입소문을 타면서 글로벌 기업이 계약 체결을 위해 화우나노텍의 문을 잇따라 두드리고 있다. 대규모 장치 산업과 반도체,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선 국내 대기업들이다.
그는 화우나노텍의 수소생성 방식은 투입 에너지가 100%면 생산 에너지는 20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초미세 기포를 생산하는 나노버블 기술은 건강·의료와 환경·에너지, 식량·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성이 높다는 게 유 대표의 판단이다.
‘나노젠’ 샤워기는 평균 95나노미터(㎚)급 크기의 고기능 나노버블을 ㏄당 최대 5억개 이상 생성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시험성적서에 따르면 나노젠 샤워기 사용 4주 후 피부 및 두피 보습이 각각 51.33%와 288.57% 개선됐다. 지난해는 나노버블 생산 기술을 오존수에 접목해 살균력을 극대화한 ‘나노버블 오존수’를 내놓았다. 향후 인도·아프리카 등의 후진국과 중국·몽골 등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한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50여 개가 넘는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어 ‘특허 부자’로 불리는 유 대표는 1989년 LED조명 및 산업기계 제조업체 화우테크놀러지(화우기계)를 설립해 LED전광판으로 전 세계 휩쓸었던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전광판에 LED를 도입한 조명기구 ‘루미시트’ 기술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리먼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역풍을 맞으며 회사를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유 대표는 “실패라는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LED 사업은 현재 큰 화두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확보라는 큰 그림 아래 추진한 것”이라며 “다행히 창업초기 개발한 CNC조각기 기술이 루미시트에 이어 나노버블 생성장치로 이어지는 기반 기술이 됐다”고 했다. 부천=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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