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는 고압 전류가 흐른다. 고전압 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정비사만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제대로 진단하고 정비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가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XM3 E-TECH 하이브리드’ 출시를 앞두고 고전압 전문 정비 인력을 서비스 네트워크 곳곳에 배치한 이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전국 414개의 서비스 네트워크 중 206개 소에 고전압 시스템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다.절반에 가까운 서비스 네트워크에 전문 인력을 배치해 하이브리드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한 것이다. 최근 출시된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230V의 고전압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력으로 시스템을 운영한다.
르노코리아는 고전압 시스템 정비 가능 여부에 따라 서비스 네트워크를 ‘오렌지 레벨’과 ‘블루 레벨’로 나눠 관리한다. 오렌지 레벨은 고전압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는 부품의 진단과 측정·수리 등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블루 레벨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정비가 가능하지만 고전압 시스템이 들어가지 않은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램프류 부분만 진단·수리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하이 테크 정비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따라 기본 단계인 ‘메카닉’과 중간 단계인 ‘EM’, 고급인 ‘코테크’로 정비사의 기술 수준을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코테크는 정비 네트워크의 테크니컬 리더로 3년마다 치러지는 갱신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또한 최소 EM이나 코테크 수준이 돼야 고전압 시스템 전문 기술 인력 양성 프로그램인 ‘EVS’에 도전할 수 있다. 사전에 e러닝을 진행하고 집합 교육까지 이수해야 EVS로 활약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가 공들여 고전압 시스템 전문 정비 인력을 양성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하는 동시에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라는 평가를 듣는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정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르노그룹이 F1 경주차에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RS’ 기술을 대폭 이식했다. 구동모터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이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1.6ℓ 가솔린 엔진 및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와 맞물려 힘을 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