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SK(034730)S PE와 워터브릿지파트너스가 투자 8년 차를 맞은 화장품 제조사 비앤비코리아 처분에 나섰다. 비앤비코리아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전방위 보복에 대표 제품인 마유크림의 판매가 급감하며 실적이 악화돼 새 주인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S PE와 워터브릿지파트너스는 비앤비 보유 지분 전부를 매각하기로 하고 인수 후보자를 찾고 있다. 희망 매도가는 6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SKS PE와 워터브릿지는 2015년 비앤비코리아 경영권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더블유에스뷰티를 설립하고 지분 100%를 1250억 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비앤비코리아는 2016년 사드 사태로 인기를 모았던 마유크림의 주요 매출처인 중국 측 납품 회사의 주문이 끊겼다. 이에 2015년 505억 원을 기록했던 비앤비의 매출은 이듬해 100억 원으로 급감했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비앤비 인수 펀드에 출자했던 하나증권과 애큐온캐피탈·유진저축은행·호반건설 등이 투자 1년 만에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12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고 운용사가 투자 위험성 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사기죄로 형사 고소를 제기했다.
SKS PE와 워터브릿지는 비앤비 인수 당시 870억 원의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고 나머지 자금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펀드에는 하나증권이 50억 원, 애큐온캐피탈 30억 원에 유진저축은행과 호반건설이 각각 2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출자자들이 제기한 형사소송은 물론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법원이 “문제 없다”고 SKS PE와 워터브릿지의 손을 들어줘 법적 위기는 일단 수습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비앤비 대주주 측이 두 차례 소송을 승리한 후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걸어 하반기부터 화장품 관련 회사들을 상대로 회사 설명서를 배포하고 원매자 접촉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매각 측은 실적 부진에도 비앤비코리아가 인천광역시 서구에 보유한 화장품 생산 공장 등을 앞세워 매각가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인지도를 얻고 있는 코스메틱 브랜드 달바와 파트너십을 맺고 제품을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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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수 후보 기업들은 최근 화장품 사업의 경쟁 심화와 비앤비 인수 후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 등을 고려하며 600억 원의 매도 가격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앤비코리아는 지난해 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아울러 하나증권과 호반건설 등을 포함한 펀드 출자자들이 올 5월 손해배상 청구과 관련해 항소를 제기해 매각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운영자금까지 고려할 때 사실상 비앤비 인수에 1000억 원이 필요하다”며 “높아진 시중금리로 구조 조정 투자에 나설 재무적투자자(FI)조차 확보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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