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의 스토리(웹툰·웹소설) 분기 거래액이 연간 성장률(YoY) 기준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리오프닝에 따른 플랫폼 이용자 수 감소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보수적 투자 기조의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의 올해 3분기 스토리 거래액은 1961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동기(2325억 원) 대비 16% 줄어든 것이다. 올해 1, 2분기까지만 해도 10~30%대 성장률을 이어온 카카오엔터가 역성장을 기록한 건 2015년 카카오가 포도트리(카카오엔터 스토리 부문의 전신)를 자회사로 편입한 이래 처음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QoQ)도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픽코마를 운영하는 카카오픽코마의 3분기 거래액은 2177억 원이었다. 지난해 동기(1971억 원) 대비 10% 늘었지만 올해 1분기 41%, 2분기 30%에 비해 크게 줄었다. 분기 대비는 2016년 플랫폼 출시 이래 처음으로 뒷걸음질(-3.7%)쳤다. 일본 디지털 만화 사업이 주력인 만큼 엔저 효과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카카오엔터와 카카오픽코마 합산 3분기 거래액도 413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4296억 원) 대비 3.7% 감소했다. 2016년 집계 이래 사상 첫 분기 거래액 역성장(YoY 기준)이다.
반면 경쟁사 네이버웹툰의 올해 3분기 거래액은 지난해(3871억 원)보다 18% 증가한 4570억 원이었다. 분기 거래액 공개를 시작한 지난해 1분기 이후 여섯 분기 만에 처음으로 카카오를 역전했다. 카카오 거래액은 카카오엔터가 픽코마로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유통하는 금액, 즉 계열사 간 내부 거래액이 포함된 만큼 네이버웹툰보다 크게 잡혀왔는데, 이를 감안하고도 네이버가 규모에서 카카오를 이긴 것이다.
양사의 상반된 웹툰 사업 전략이 거래액 차이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번 분기부터 스토리 부문 마케팅비 감축에 나섰다. 이에 그룹 차원에서의 3분기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집행 비율은 직전 분기(8.2%) 대비 2.2%포인트(p) 감소한 6%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래디쉬, 우시아월드 등 다수 플랫폼을 인수합병(M&A)하며 몸집을 공격적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리오프닝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시장 상황이 불확실해지자 규모(거래액)보다는 영업이익(수익성)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카카오엔터의 계열사 수는 2020년 14개에서 지난해 61개까지 급증했지만 이후 확장을 자제해 올해 3분기 말 기준 60여개 수준을 유지했다. 마케팅을 축소한 결과 픽코마의 3분기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네이버는 올 들어 문피아·이북재팬 등을 인수하며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3분기 콘텐츠 부문에서 104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전년 동기 대비 30% 늘린 2224억 원의 마케팅비를 지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에서 픽코마에 뺏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웹툰의 마케팅 비용은 신규 이용자 유입이 확대되고 있는 이북재팬·라인망가 유저 활성화 목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를 통해 3분기 일본사업 유료 이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29.2%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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