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드니프르 강 이남 진출로 곤경에 처한 러시아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67발을 발사하는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습으로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의 모든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운영사 우크레네르고는 이날 성명에서 "미사일 공격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이미 에너지 인프라 시설은 타격을 입었다"며 "모든 지역에서 긴급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레네르고는 “기술적 사고로부터 전력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공습 경보가 종료되면 수리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러시아가 순항 미사일 67발을 발사했고, 이 중 51발이 격추됐다”고 밝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인터뷰에서 "미사일 30발이 키이우를 향해 날아와 20발이 격추됐다"며 "격추되지 않은 미사일 일부가 주요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남부 요충지 헤르손시에서 철수한 이후 미사일이나 자폭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전략을 주로 쓰고 있다. 특히 이번 공습은 지난 15일 10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은 대규모 공습이다.
전날 우크라이나 군이 드니프르 강 이남으로 진출한 것에 대한 보복공격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이 확대되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드론용 대공포 등 4억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지원을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은 핵심 에너지 기간 시설을 포함한 러시아의 수그러들지 않는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추가적 군사 지원을 지속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별도 자료를 통해 지원 무기에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 방어를 위해 열영상 조준경을 갖춘 대(對)드론용 대공포 150기를 비롯해 러시아 미사일 요격 100%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첨단 지대공미사일시스템 '나삼스'(NASAMS),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적 레이더 공격을 위한 대(對)레이더 미사일(HARM)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규모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모두 197억달러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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