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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연준, 경제하방에 무게…내년 침체확률 50%”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노동시장의 둔화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재확인하면서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0.9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59%, 0.28% 뛰었는데요.

이날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망치를 웃돌면서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습니다. 시장의 관심이 컸던 11월 FOMC 의사록은 예상 범위 내였고 비둘기파적인 요소가 많이 보였는데요. 회의록 공개시간인 오후2시 직전만 해도 연 3.74%대였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이후 3.69%선까지 내려왔습니다. 달러인덱스도 의사록 공개 뒤 급락해 106.1까지 떨어졌는데요. 오늘은 11월 FOMC 의사록과 추가로 나온 경제지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다수 아닌 일부만 최종금리 어느 정도 상승 예측”…“11월 CPI가 분위기 가를 결정적 요인될 듯”


11월 FOMC 의사록에서 알아야 할 것들은 아래 7가지입니다.

① “상당한 다수의 참석자들이 곧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 몇몇 지속적인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이 금융시스템 안정성 해칠 리스크 키운다”→해석: 12월 FOMC 0.5%포인트(p) 단행. 0.75%p 지속 시 금융시스템 문제. 향후 지표에 따라 0.25%p로 추가 조절도 가능

“몇몇의(various) 참가자, 그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최종금리가 어느 정도(somewhat) 높아야 한다고 발언”→해석: 최종금리가 9월 FOMC 전망보다 높아질 수 있음. 다만, 생각보다 이들이 절대 다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 걱정보다 많이 안 오를 가능성. 비둘기파적 해석 요인

③ “일부(some) 참가자, 긴축정책의 누적으로 인플레 타깃으로 복귀를 넘는 과도한 긴축 위험 커지고 있어”→해석: 과도긴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적지 않아.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와 매파 간의 의견차이 드러나

④ “다수의 참석자, 미 경제전망에 관한 리스크가 하방에 무게 실렸다고 판단. 중국과 러시아 관련 문제가 원인”→해석: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으며 그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 앞으로는 경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

⑤ “연준 직원(staff), 미국 경제가 내년 어느 시점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해석: 3월 금리인상 개시 이후 처음 나온 얘기. 지도부나 연준 차원 공식화는 안 됐으나 실무진 사이에서는 내년에 침체 가능성(약 50% 수준)을 높게 봄

⑥ “향후 금리결정에 긴축 누적효과 반영. 추가로 통화정책의 시차, 인플레이션, 경제와 금융상황을 고려”→해석: 긴축 누적효과는 갈수록 커지므로 지속적인 속도조절 의미

⑦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 미 국채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통화정책 집행과 연방정부 자금조달,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요. 높아진 금리변동성과 유동성 고갈에도 아직은 정상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석: 연준이 미 국채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으며 아직은 문제가 없지만 상황이 악화하면 개입할 수 있음을 간접 시사

미국의 10년 국채금리 추이. 회의록이 나온 오후2시 이후 급락했다. WSJ 화면캡처


우선 11월 FOMC 의사록은 기준금리 인상폭 조절을 명확히 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상당한 다수의 참석자들이 곧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면서 속도를 늦추는 것이 금융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이는 알려진 대로 12월 0.5%p 가능성을 더 높입니다.

중요한 것은 최종금리 내용이죠. 월가의 관심도 최종금리에 대한 힌트가 어떻게 나올까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던 겁니다. 회의록은 다수가 아닌 일부를 뜻하는 ‘버라이어스(various)’라는 단어를 썼는데 그마저도 추가 상승폭이 ‘어느 정도(somewhat)’라고 했죠.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에서 최종금리가 추가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는데 그때는 시장이 과반수 이상, 절대 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봤는데 이번에 회의록을 보니 그렇지 않았던 것”이라며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말을 했으니 반은 넘는 것 같은데 비등비등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고 해석했는데요.

최종금리 추가 인상론자들이 반을 좀 넘더라도 이번에 확인한 대로면 7% 안처럼 그렇게 많이는 올라가지 않을 수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특히 이 부분은 연준 내에서 매파와 비둘기파가 본격적으로 갈려 싸우고 있다는 점도 보여주죠. 과도 긴축에 대한 목소리도 점점 나오고요.

추가로 연준에서 경기를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의사록은 “미국 경제전망이 하방(하락)에 무게가 실렸다”, “3분기 GDP 반등에도 최근의 데이터는 경제활동이 트렌드보다 낮게 이뤄지고 있다” 했고, 연준 직원들 분석은 “내년 어느 시점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죠. 블룸버그통신은 “직원들은 침체확률이 거의 50%라고 높아졌다고 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런 점을 고려하면 연착륙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경기둔화나 침체를 예상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결국 연준의 금리결정은 앞으로의 인플레이션과 경기, 즉 각종 지표에 달려있는데요. 연준은 데이터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습니다. 증시가 너무 오르면 또 관계자들이 나와서 단도리를 할테고요.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향후 분위기를 가를 것 같다”며 “또한번 숫자가 잘 나오면 급격히 시장 분위기가 기울 것이고 연준도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겠지만 반대면 분위기가 급격하게 달라질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美 실업수당 청구 24만 건 노동시장 둔화에도 여전히 강해”…“내구재 주문은 깜짝 증가 지속 여부가 관건”


미국 경기상황을 좀 더 살펴보죠. 이날 나온 지표는 약간 엇갈렸는데요.

우선 지난 주(11.13~11.19)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4만 건으로 전주보다 1만7000건 증가했습니다. 시장 예측치(22만5000건)도 웃돌았죠.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역시 22만6750건으로 오름세인데요. 2주 연속 신청하는 계속 청구건수는 155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4만8000건 늘었습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치인데요.

예상보다 많은 실업급여 청구는 노동시장이 더 둔화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노동시장 둔화=추가 금리인상 압력 감소’인데요. 연준이 바라는 바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주간 평균 수치가 21만8000건 정도였죠. 퀸시 크로스비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연준이 노동시장의 조정을 보고 싶어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는데요.



하지만 시야를 넓히면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합니다. 장기로 보면 절대적인 신청건수가 낮죠. 9월 구인건수만 해도 1070만 건으로 실업자의 두 배가량 되는데요. 로이터통신은 “전통적으로 연휴 시즌이 되면 실업 수당청구가 변동성을 보인다”며 “노동시장의 우려를 불러오기 위해서는 (신청건수가) 27만 건이 넘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동안 실업 수당청구 건수가 감소하면서 연준의 긴축 움직임과 반대로 갔던 것에 비하면 나아졌지만 큰 틀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건데요.

최근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해고가 크게 늘고 있긴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반적인 노동시장이 강하고 해고된 노동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빠르게 찾고 있기 때문에 실업급여 청구건수가 증가하지 않았다”며 IT 업체의 감원규모는 아직 전체 일자리의 0.1%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아직 미국 경제와 소비가 좀 더 버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요. 실제 이날 나온 신규 내구재 주문이 깜짝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장기 추이. 노동부


미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내구재 주문이 2773억7500만 달러로 전달보다 1.0%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치(0.5%)를 훌쩍 뛰어넘었는데요. 8월(0.2%)과 9월(0.3%)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죠. 변동성이 큰 항공기 같은 운송수단을 제외해도 10월에 0.5%로 9월(-0.9%)보다 좋아졌고 국방부문을 뺀 수치도 0.8%에 달했습니다.

10월 물가가 전월 대비 0.4% 증가한 만큼 이 결과는 인플레이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데요. 내년은 모르지만 최소한 11월을 포함한 4분기에는 미국에 경기침체가 없다는 쪽으로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애틀랜타 연은은 4분기 미국의 GDP가 4.3%라고 보는데요.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의 성장이 느려지고 있지만 위축하고 있지는 않다”며 “세계 경제가 내년에 침체에 빠질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침체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앞으로도 그럴거냐죠. 내구재 주문이 지속할 확률은 떨어지는데요. 지금까지의 통화정책 긴축에 더해 12월에 0.5%p, 내년에도 5.25% 안팎까지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둔화는 피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JD파워에 따르면 11월 신차 소매판매 대수는 93만3402대로 지난해보다 0.3%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면 자동차금융 지출액은 평균 712달러로 전년도 대비 7.2%나 증가할 전망입니다. 그만큼 차값과 금리가 올랐다는 거죠. 마켓워치는 “(내구재 판매의) 모멘텀이 지속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는데요.

연장선에서 미국의 10월 신규 주택 판매가 예상 밖으로 전월 대비 7.5% 증가한 63만2000채(연환산 기준)를 보인 것도 부동산 시장의 대세 회복이라기보다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지만 약간 둔화하는 모습 보임 △내구재는 반짝 증가했으나 지속 여부 불투명 △부동산 시장도 대세 둔화가 불가피 △상반되는 자료 나오지만 전체적으로는 둔화하고 있긴 함 등으로 볼 수 있는데요. 연준의 생각도 비슷하죠. 다니엘 실버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 주 동안 GDP 전망치가 놀라울 정도로 올라갔지만 노동시장에서의 둔화 신호가 있고 기업 조사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제 모멘텀이 약해지는 것으로 나온다”고 강조했습니다.

“산타랠리 여부, 12월 FOMC 이후 확실히 정해져”…“S&P 200일 이동평균 4059가 1차 관문”


앞서 설명드렸던 대로 증시 입장에서 보면 13일에 나올 11월 CPI가 중요할 듯합니다. 그 전에 고용보고서(2일)도 있지만 이번에 CPI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이 확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죠.

하나 더 보면 다음달 13일부터 14일까지 열릴 12월 FOMC가 연말 랠리를 좌우할 핵심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고용보고서와 CPI를 반영해 12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하고, 함께 나올 점도표와 경제전망이 미국 경제의 방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증시는 산타랠리를 맞을 준비가 돼 있지만 FOMC가 끝날 때까지는 아니다”라며 “산타랠리 전에 몇 주 동안 하락할 수도 있다”고 봤는데요.

월가에서는 ㅈ증시와 관련해 200일 이동평균인 S&P 4059가 중요 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세론으로 이름난 펀드스트랫의 기술전략 헤드 마크 뉴턴은 S&P가 12월 초까지 4120까지 간 뒤 연말에 4120으로 오를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날 S&P가 4027.26에 마감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4120은 2.3% 정도 남은 겁니다.

미국의 10월 내구재 현황. 상무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은 내년 상반기는 채권, 하반기는 주식을 권하는데요. 하반기에 주식을 얘기하는 것은 지금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위주 논의가 경기침체와 신용시장 문제로 바뀌면서 연준이 내년 6~7월에 피벗(Pivot)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대신 침체가 얕을 것이어서 증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반면 억만장자인 세콰이어 캐피털의 파트너 더그 레온은 “지금의 경기하락이 2000년이나 2008년의 경기침체보다 더 어렵고 더 도전적일 수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돈이 바닥나고 있으며 에너지 위기와 지정학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별도로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던 크레디트 스위스가 4분기에 16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건전성에 위험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총 자산 1조4700억 달러 가운데 약 6%인 883억 달러가량의 투자금과 예금이 은행에서 빠져나갔다는데요. FTX에서 보듯 금융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고객이탈과 고금리 자금유치는 CS의 어려움이 더 갈 수 있다는 의미도 되지요.

오늘도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적었다고 합니다. 내일(24일)은 추수감사절 휴일이라 미국 장이 쉬는데요. 블랙 프라이데이인 25일(금)은 시간을 단축해 오후1시에 끝납니다. 연휴 시즌 소비 분위기가 어떤지 현장도 둘러보고 관련 내용을 한국 시간 토요일에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분 월스트리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섬머타임 종료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방송에서는 ‘3분 월스트리트’ 기사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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