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4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4월 이후 사상 최초의 6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여전히 5%대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와 자금 시장 경색 위험이 여전하자 ‘베이비스텝’으로 보폭을 좁히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1.7%로 낮추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날 금통위는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연 3.00%였던 기준금리를 3.25%로 올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 수준의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통위는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는 등 외환 리스크가 낮아졌고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우려가 있는 만큼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최소화했다.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로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춰 잡았다. 1%대 성장은 코로나19로 역성장했던 2020년(-0.7%)과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를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한은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해 성장을 지탱해온 소비 회복마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로 좁혀지게 됐다. 하지만 다음 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소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만 밟아도 격차는 다시 1.25%포인트로 확대된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중 가장 많은 3명이 내년 1분기 중 3.5%로 전망했다”며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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