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탄탄한 재무 환경을 갖춘 기업을 골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들을 주목하고 있다. 대외 환경이 나쁠수록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페이서 US 캐시카우즈 100(COWZ)은 장밋빛 꿈이 아닌 현실에 집중하는 ETF다. ‘캐시카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가장 최우선으로 본다. 러셀1000지수에 속한 1000개의 종목 가운데 지난 1년 기준 잉여 현금 흐름이 높은 기업을 바탕으로 향후 1년간 잉여 현금 흐름이 높은 100개의 기업을 편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금융 섹터 및 리츠(REIT), 시가총액이 30억 달러 미만인 기업은 제외한다. 리밸런싱은 분기 단위로 이뤄진다. 순자산총액은 101억 6000만 달러 수준으로 총보수는 0.49%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다. 6개월 수익률은 -2.7%이었으며 1년은 2.7%다.
잉여 현금 흐름은 영업비용·이자비용·세금·투자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자사주 매입, 배당, 인수합병(M&A)과 같은 자금의 출처로 활용 가능하다. 곧 회사의 체력과도 직결되는 지표다. 높은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주주환원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며 새로운 투자 기회 및 규제 변화(ESG 등)에 대응할 여력도 높다. COWZ는 장부에서 확인할 수 없는 진정한 이익 창출 능력을 가치 측면에서 접근한 ETF로 볼 수 있다.
이달 17일 기준 COWZ의 상위 10개 종목은 모더나·길리어드사이언스·리제네론파마수티컬스 등 헬스케어 기업과 엑손모빌·발레로에너지·셰브런과 같은 에너지 기업이 다수 분포돼 있다. 업종별 분포는 에너지 29%, 헬스케어 23%, 소재 17% 순이다. 올해 영업 성과가 좋았던 기업을 중심으로 잉여 현금 흐름이 개선되며 매수 상위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너스 금리와 초저금리 시대에는 성과가 미미하지만 기술이나 시장 변화 등에 따라 향후 큰 이익을 받을 수 있는 ‘성장주’가 주목받았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는 긴축의 시점에는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는 이른바 ‘가치주’ 투자가 주목받는다.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주가 역시 이를 반영한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수록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퀄리티 매력도는 증가할 것”이라며 “COWZ는 이런 관점에서 투자할 만한 ETF”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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