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디센터 인터뷰] 김준우 쟁글 대표 “암호화폐 유통량 기준도 없어…공시·평가 제도화 필요"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 인터뷰

위믹스 등급 조정 늑장 조치 지적에

암호화폐 평가 시 리스크 선반영 안 돼

제도화 통해 평가 기준 합의해야

독립 평가기관 신설은 반대

위믹스 상폐는 과거 지향적 투자자 보호 조치

‘FTX 사태’로 펀더멘탈에 다시 집중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가 23일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센터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유통량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모두가 동의할 만한 기준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암호화폐 공시·평가의 제도화는 필요합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에 있는 크로스앵글 사무실에서 만난 김준우 크로스앵글 공동대표는 최근 위믹스(WEMIX) 상장폐지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암호화폐(가상자산) 공시·평가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크로스앵글은 웹3.0 데이터 플랫폼 ‘쟁글’ 운영사다. 쟁글은 지난 2019년 암호화폐 시장 공시 정보를 제공하는 공시 플랫폼으로 출발해 이듬해 암호화폐 신용도 평가 서비스 XCR(Xangle Credibility Rating)을 출시하며 평가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쟁글이 국내 최초이자 최대 암호화폐 평가기관으로 업력을 쌓아오면서 XCR 등급 평가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암호화폐 평가 시스템으로 통용된다.

빠른 등급 조정이 정답 아냐…평가 리포트는 리스크 선반영 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대형 사건들로 쟁글 신용도평가 위상도 덩달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올 초 생태계가 완전 붕괴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던 테라·루나(LUNA)를 비롯해 최근 국내 거래소에서 일제히 상장폐지가 된 위믹스 등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암호화폐들이 모두 쟁글 신용도 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등급 조정 역시 해당 프로젝트들의 토큰 이코노미 관련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디센터 기사 참조: 유의종목 지정된 뒤에야 3등급 ‘미끄럼틀’···뒷북 코인 평가에 투자자 혼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김 대표는 빠른 등급 조정이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쟁글 평가 등급에 대한 문제 제기는 애널리스트 리포트와 평가 리포트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리스크 요인도 판단 요소가 되지만, 평가 리포트는 리스크 요인이 아닌 사실 관계를 통해 판단한다. 향후 발생할 위험에 대한 전망을 선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될 때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낮출 수 있지만, 신용평가 등급은 이를 미리 예측해 등급을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해당 일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또 김 대표는 암호화폐 등급에 영향을 줄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개별 평가 항목 내에서의 점수 조정이 이뤄질 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는 “예를 들어 보안 이슈가 발생했다고 해서 그 프로젝트의 펀더멘탈이 다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며 “등급을 올릴 때나 내릴 때나 해당 이슈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준 내에서만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상장폐지된 위믹스의 경우에서 지적됐던 부분인 유통량 불일치 등은 감점 요인이다. 감점 요인마다 감점 점수가 정해져 있어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해당 암호화폐 점수에 반영된다. 평가 리포트 유효기간이 6개월로 설정됐기 때문에 6개월을 간격으로 재심사가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상장폐지 등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이슈가 발생했을 경우엔 예외적으로 과락 개념의 등급 조정이 이뤄진다. 김 대표는 “위믹스의 경우 국내 거래소에서는 문제가 생겼지만 해외 거래소에서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아직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시·평가 제도화 필요해…전문성 없는 독립 평가기관 신설은 반대


암호화폐 평가를 민간 업체의 기준에 맡기는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으므로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공시 및 평가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도 크다. 김 대표도 제도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아무리 기업 내부에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춰도 제도가 있어야 시장의 신뢰가 생긴다”며 “토큰 유통량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정의돼 있지 않는 상황에서 규제가 어떤 것을 막는다는 의미보다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준다는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독립된 암호화폐 평가기구를 만드는 것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독립 기구가 권한을 독점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평가 기관을 만들 때 첫 번째 조건은 독립성이 아닌 전문성”이라며 “시장에 경쟁사가 더 많이 나오는 시장 관리 형태로 발전해야지 인위적인 권한 부여 형태로 가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 상폐는 투자자 보호 관점 차이…과거 지향적 ‘경고’ 의미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가 23일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센터


김 대표는 암호화폐 평가 플랫폼 대표로서 국내 4대 거래소의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김 대표는 상장폐지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투자자 보호를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보호는 과거 지향적인 관점과 미래 지향적 관점으로 볼 수 있다”며 “과거 지향적으로 보면 위메이드가 과거 잘못했던 것을 보고 이를 상장폐지라는 형태로 가져가 경고 메시지를 주는 것이고 미래 지향적으로는 상장폐지 이후 투자자들의 손실과 국부 유출 등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의 유통량 불일치 문제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쟁글은 유통량 모니터링 서비스 ‘라이브 워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업계 초반부터 유통량 이슈는 항상 있어왔다. 재단의 발표와 온체인 실제 활동을 비교하고자하는 수요는 이전부터 계속 있었다”며 “최근 들어 투자자 보호가 강조되면서 시장의 수요가 강한 것을 느끼고 서비스를 구체화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FTX 파산’ 가장 큰 변화는 시장 인식…아류작 시장 진입 크게 줄어


글로벌 주요 거래소로 꼽히던 FTX의 파산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불린다. FTX 사태 이후 김 대표가 관찰한 가장 큰 변화는 시장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 10위 안에 들던 테라에 이어 대형 거래소 FTX가 몰락하는 일련의 사건들로 규모가 큰 프로젝트 또는 기업을 무작정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크게 줄었다.

그는 “이전까진 규모에 기대 판단하던 암호화폐 시장 사업 개발자나 투자자들이 더욱 상식적인 판단을 하려는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며 “만나는 프로젝트 팀들도 성공작의 아류를 만드려고 하는 팀은 거의 없고 실제로 말이 되는 사업을 시작하려는 팀의 비중이 훨씬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을 이끌 다음 주제는 ‘펀더멘탈’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붐을 중심으로 비정형적으로 부풀었던 암호화폐 시장이 가라앉고 기술적인 실체를 찾아가는 움직임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시 메인넷과 유틸리티 쪽이 조명을 받고 있다”며 “다음 시장에서 지속가능하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토큰 구조를 가진 프로젝트가 나온다면 대중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기업들의 웹3.0 사업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투자 시 펀더멘탈 고려해야…쟁글 기준 참고 권장


그런 점에서 김 대표는 암호화폐 투자를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암호화폐의 펀더멘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투자할 만한 암호화폐를 고를 때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해당 프로젝트가 펀더멘탈을 잘 갖추고 있는가’다”며 “유통량 관리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고 쟁글이 암호화폐 평가 기준으로 세운 △기술 △토큰 이코노믹스 △마일스톤 및 성과 △예상 재무 지속성 △커뮤니티 △정성 평가의 총 6개 부문은 모두 살펴보고 투자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