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신호를 위반한 차량에 부딪혔다. 당연히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려 사과하고 사고를 수습할 것이라는 A씨의 예상을 뒤엎고 해당 차량은 갑자기 진로를 바꾸어 우측으로 빠르게 달아나기 시작했다. 당황한 A씨는 도주하는 차량의 번호를 확인할 수 없었고, 차량은 빠르게 A씨의 시야에서 멀어졌다.
#B씨는 운전 중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오토바이와 사고가 났다. 차량에서 내려 상대 오토바이를 확인해보니 해당 오토바이는 번호판이 없었고, 자동차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금전적 여유도 없다는 상대 운전자의 말에 B씨는 어떻게 손해를 배상받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C씨는 고속도로를 운행하다 앞에 가던 트럭에서 떨어지는 적재물에 부딪혀 부상을 당했다.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데 블랙박스를 확인해봐도 트럭의 차량번호도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 어떻게 치료비를 감당해야할지 난감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상대방의 자동차보험을 통해 보상처리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뺑소니사고처럼 가해자 또는 가해차량이 확인되지 않거나, 가해자가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자동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가해자가 손해를 배상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에 대비하여 두 가지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에서 보상받자. 둘째,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을 확인해보자
뺑소니·무보험·차량 낙하물 사고 피해, 누구든 정부에서 보상받을 수 있어요
앞서 언급된 사례처럼 난감한 경우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사업’, 일명 정부보장사업이라는 사회보장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보장사업이란 뺑소니·무보험차·차량 낙하물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피해자가 어디에서도 보상받지 못할 경우 정부에서 보상하는 사회보장제도다. 뺑소니·무보험 자동차사고 피해자, 도난·무단운전 자동차사고 피해자, 그리고 보유자를 알 수 없는 자동차로부터 낙하된 물체에 의한 사고 피해자(2022.1.28. 사고부터 적용)로서 해당 사고로 인해 사망 또는 부상했다면 이 제도를 통해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액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정부보장사업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인 만큼 인적 피해에 대해서만 보상하며, 가해자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거나 산재보험 등 다른 법령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하면 보상되지 않을 수 있다.
참고로 정부보장사업에서는 사망 시 최고 1억5000만 원, 부상 시 최고 3000만 원, 후유장애 시 최고 1억50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부상·장애 정도에 따라 세부 한도를 적용해 한도 내에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정부보장사업에 대해서 문의사항이 있는 경우 자동차사고 통합안내 콜센터를 통해 안내 받을 수 있다. 아래는 피해자가 콜센터를 통해 빈번하게 질의하는 사항이다.
Q1 어떻게 신청하면 되나요?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먼저 ①경찰에 사고사실을 신고하신 후 ②정부보장사업 보상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손해보험사에 접수하시면 ③해당 보험사에서 사고 조사, 필요 서류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인적 피해를 보상해드립니다
본인이 가입하고 있는 보험회사에 연락하시거나, 혹시 보험가입이 되어있지 않더라도 자동차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Q2 필요한 서류는 무엇인가요?
경찰서에서 발급하는 교통사고사실확인원,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진단서 및 치료비영수증(또는 명세서), 기타 손해를 입증하는 서류, 위임장 등입니다.
Q3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나요?
손해의 발생 사실을 안 날(통상 사고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신청하셔야 합니다.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도 꼭 함께 확인하세요
치료비가 많이 나오거나, 후유장애로 인한 상실수익액 등 피해 규모가 정부보장사업에서 보상할 수 있는 한도 금액을 초과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본인 또는 가족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상해” 담보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시 해당 담보를 함께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통상 본인 뿐 아니라 직계가족들도 보상대상의 범위에 포함되므로, 뺑소니·무보험차 사고를 당했다면 정부보장사업 뿐만 아니라 본인·가족의 자동차보험도 챙겨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보험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상해’ 담보의 보상범위, 보상한도 등은 개별 계약에 따라 상이할 수 있으므로 해당 보험사에 문의하여 안내를 받는 것이 정확하다.
/손해보험협회 정부보장사업팀 김봉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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