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이자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청계천 주변에서 자율주행 시범 운행이 시작됐다. 지난 25일부터 자율주행 기업 포티투닷은 청계천 일대(세운상가~청계광장간 3.4㎞)를 순환하는 자율주행 셔틀 두대를 운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운행 구간이 청계5가까지 확대된다.
- 탑승할 수 있는 정류장은 세운상가와 청계광장 두 군데다. 세운상가에서 탑승해 청계광장에서 내렸다. 운행 첫날이지만 4~5명의 시민들이 타고 있었으며 안전 등의 이유로 두 명의 직원이 배석했다. 총 8명이 탈 수 있으며 안전을 위해 선 채로 탑승할 수 없다. 예약은 TAP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된다.
- 우선 차체가 앞뒤 구분되지 않는 디자인으로 유려한 곡선을 자랑했다. 차량은 애초부터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해 개발된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이기 때문이다. 차량 외부에 이용법이나 TAP 앱에 대한 설명이 있다면 이 같은 관심이 실제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번 체험의 초점은 자율주행 기술이 이 복잡한 도심 환경을 얼마나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에 있었다. 하지만 첫 인상은 아직 자율주행 셔틀이란 이름이 무색하다는 것이었다. 막상 운행 구간 중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는 비중이 얼마 안됐기 때문이다. 체감상 절반이 안되는 느낌이었다. 운전석에 탑승한 직원은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곧바로 수동 운전 모드로 전환됐다. 운전석 위 설치된 화면에 자율주행 모드일 경우 표시가 나오기 때문에 이용자들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정지해있다 출발할 때, 차도와 인도가 교차하는 지점, 무단횡단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지점 등에서는 여지 없이 수동운전 모드로 전환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얼마나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하고 탔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만 향후 자율주행 모드 비중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모드의 활약을 보고 싶은 이라면 시간을 두고 탑승해도 좋을 듯하다. 주행 데이터가 쌓이고 알고리즘의 학습량이 늘수록 지금보다 정밀한 운전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업 첫날이라 운행이 기술보다는 안전에 초점을 맞췄을 가능성도 높다. 청계천 일대는 무단횡단, 꼬리물기, 길가를 오가는 오토바이 등 교통 여건 때문에 상암, 판교 등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다른 수도권 지역보다 주행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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