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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고금리 직격탄에도…대형 벤처펀드 결성 비결은?

LB인베, 2500억 벤처펀드 겨냥해 30일 1차 총회

산은 이어 교직원·과기·노란우산공제 등 자금 싹쓸이

기관투자가들 벤처 출자 콘테스트마다 승자로 우뚝

운용자산 1조 돌파해 내년 코스닥 상장도 '청신호'





정부의 예산 지원 감소와 금리 급등에 따른 벤처 투자업계의 유동성 가뭄에도 26년 관록의 벤처캐피탈(VC)인 LB인베스트먼트가 2000억 원 넘는 자금을 조달하며 대형 벤처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LB인베가 기존에 운용한 벤처 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주요 기관투자가의 출자 콘테스트마다 승리를 따낸 것이 원동력이어서 신생 VC나 중소 투자업체의 향도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LB인베는 오는 30일 1800억 원 규모로 'LB 혁신성장펀드2호' 결성 총회를 개최한다. 지금까지 확보한 자금은 2300억 원에 달하지만 일부 출자자(LP)의 자금 납입 일정이 내달 혹은 내년 초로 잡히자 최근 스타트업들의 자금난을 고려해 1800억 원 규모로 1차 펀드 결성을 마치기로 했다. LB인베는 출자를 약속한 자금들이 확보되면 내년 2월에는 펀드 규모가 총 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LB 혁신성장펀드 2호는 지난 3월 LB인베가 한국산업은행의 정책형 뉴딜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닻을 올렸다. 산은이 640억 원을 출자해 앵커 출자자 지위를 확보하면서 최소 펀드 결성 규모를 1600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LB인베는 이를 훌쩍 넘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1996년 LG(003550)창업투자로 출범한 LB인베는 2000년 LG에서 계열 분리돼 LB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하며 26년간 벤처투자업계에 높은 신인도를 자랑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와 닷컴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다 겪으면서도 LB인베가 다수의 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해온 실적이 최근 유동성 고갈에도 빛을 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LB인베는 올 초 680억 원 규모의 '코에프씨-LB 파이오니어 챔프펀드'를 내부수익률(IRR) 24.3%로 청산하는 쾌거를 이뤘고 1159억 원 규모의 '미래창조 LB선도기업 투자펀드 20호' 역시 IRR 20% 후반대로 청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앞세워 LB인베는 올 해 주요 기관들이 실시한 벤처 펀드 출자 콘테스트에서 잇따라 위탁운용사 자격을 거머쥐었다. 노란우산공제회를 비롯해 과학기술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이 각각 200억 원~250억 원을 LB인베의 펀드에 출자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LB 혁신성장 펀드2호의 대표 펀드매니저는 공인회계사인 채두석 전무가 맡았다. 채 전무는 2008년부터 LB인베에 합류해 소비재·인터넷·모바일 사업과 바이오·헬스케어 등에 전문성이 높고 상장(IPO)과 인수·합병(M&A) 등에도 정통한 스타 심사역이다. 또 구중회 전무와 장홍석 수석심사역, 최현중 수석심사역 등이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해 펀드 운용을 도울 예정이다.

채 전무는 스타트업의 신주와 구주를 각각 최대 60%, 40%씩 인수하는 하이브리드(신·구주 병행 투자)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동성 위기에 최근 매물로 나온 유망 스타트업들의 구주를 싼값에 인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투자 분야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헬스케어, 스마트제조, 콘텐츠 등으로 기업당 투자액은 100억 원에서 최대 200억 원까지 계획하고 있다 .

LB인베는 이번 펀드 결성으로 추진 중인 코스닥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운용자산 규모를 기존 96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 이상으로 늘려 관리보수 증가 등 수익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회사측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내달 중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고 있다.

LB인베의 한 관계자는 “기존 출자자들의 변함없는 신뢰가 성공적인 펀드 결성을 이끌었다" 며 “내년 벤처투자 환경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유망 스타트업으로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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