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요청에도 금융권의 자금 조달 경쟁이 치열해지며 보험사들이 연 금리 6%에 육박하는 저축성보험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채권시장 침체로 일부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을 자금 조달 방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27일 공개된 보험연구원의 ‘저축보험 해지 관심도 증가와 시사점’에 따르면 최근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은행 예적금 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보험사의 저축보험 해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포털 네이버의 ‘저축보험 해지’ 검색량은 9월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10월 중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보험사들은 은행으로 떠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연 6% 금리에 육박하는 저축성보험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25일 연 5.9%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했으며 한화생명·ABL생명 등이 연 5%대 확정이율의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대다수가 만기 5년 일시납 상품이다. 교보생명이 선보인 연 5.8% 금리의 저축보험 상품은 자금이 몰려 판매를 중단했다. 자금 확보 경쟁이 계속되면 올해 안에 연 6%대 저축보험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험사들이 역마진 우려에도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유동성 확보 창구가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보유 채권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저축성보험을 통한 현금 확보 의존도가 높아졌다. 일부 보험사 중에서는 보험료를 받아 지급 보험금을 돌려 막는 상황도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고금리 저축성 상품을 파는 대응책은 가급적 자제할 계획”이라면서도 “해약 금액이 지금보다 급격히 더 증가하거나 해약이 늘어나는 기간이 너무 장기화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과 내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저축보험 금리 경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향후 건전성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가 하락하는 경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팔아 거둔 운용수익률보다 지급해야 할 이자가 더 높은 역마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저축성보험 상품은 적용이율과 환급률이 다를 수 있어 불완전판매 우려도 제기된다. 저축성보험은 소비자가 낸 납입금에서 수수료와 사업비, 사망 보장을 위한 위험보험료 등을 차감하는 만큼 만기에 돌려받는 금액이 제시된 이자보다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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