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과 관련해 “굉장히 어리석은 결정이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없었던 대응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공개한 윤 대통령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한국과 그 동맹(미국·일본)이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사회 전체가) 일관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안보 협력 등 강력한 국제 공조를 바탕으로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됐다. 인터뷰는 전날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중국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국제사회에서의 책무가 있다”며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국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중국 역할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윤 대통령은 12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이행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역내 ‘군사적 자산 유입(influx of military assets)’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정상회담 자리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동북아시아 역내 미군의 군사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압박 문제에 있어서도 “일방적인 현상 변경은 모든 질서와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 움직임에 대해서는 북한 도발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의 영토 위를 날아가는 상황에서 (일본이) 졸고만(asleep)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늦출 때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물가 상승이 정점을 지나서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를 좀 낮출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금융 불안정성이라고 하는 것을 조금 더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폈다. 테슬라·스페이스X 등 해외 기업의 한국 투자 유치와 관련해서는 “한국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거나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면 한국 정부는 최대한 협력할 생각”이라고 맞춤형 인센티브 제공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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