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 가나 어렵지 않게 ‘제로’음료를 찾아볼 수 있다. 편의점, 식당, 배달 앱까지 ‘제로’음료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상품이 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로음료는 맛없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제로’음료란 설탕이나 액상과당 대신에 ‘알룰로스’,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등 인공 대체 감미료를 사용해 단맛은 유지하되 칼로리와 당 섭취를 줄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를 말한다.
‘제로’음료 트렌드는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헬시플레저’라는 트렌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는 건강을 의미하는 ‘헬시(Healthy)’와 즐거움을 뜻하는 ‘플레저(Pleasure)’의 합성어로 건강관리를 즐겁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030세대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사가 커졌고, 이 때문에 즐겁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건강관리를 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배달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름진 음식과 부담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또 다른 이유이다.
◇ 시장 잠재 고객인 당뇨 환자들에게 도움 되는 ‘대체당’
‘제로’음료 시장의 고객은 건강관리 곧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소비하는 2030세대가 대부분이지만, 숨겨진 고객도 있다. 바로 당뇨환자다. 당뇨환자는 혈당 수치를 조절하며 당 섭취에 유의해야 해 당뇨환자들에게 당분이 없는 ‘제로’음료가 주목받고 있다. 물론 식품 성분 표기 규정에 따라 식품 100ml 당 4kcal 미만, 당 0.5g 미만일 경우 ‘제로’라고 표기할 수 있어 무조건 칼로리와 당류가 0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제로’음료는 혈당을 낮추는 역할로는 부족하지만, 당류 섭취를 줄이는 과정에서 적당량을 단기간 섭취할 경우 당뇨환자들에게 충분히 대체 음료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제로’음료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제로’음료를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의 ‘코카콜라 제로’와 ‘스프라이트 제로’,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제로’와 ‘칠성사이다 제로’, ‘탐스 제로’, ‘핫식스 제로’를 비롯한 동원 F&B의 ‘보성 홍차 아이스티 제로’ 등 다양한 ‘제로’ 탄산음료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보성 홍차 아이스티 제로’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3,000만 병을 돌파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롯데칠성음료는 내년에 ‘밀키스 제로’와 ‘아쿠아 제로’ 등 ‘제로’ 신제품 라인업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 ‘제로’ 트렌드에 탑승한 커피 브랜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인 ‘디저트39’는 다양한 종류의 제로당 음료 메뉴를 올해 본격 출시했다. 현재 제로칼로리인 알룰로스 시럽으로 만든 여러 다이어트 음료 시리즈를 판매 중이다. 비타민 음료 시리즈, 티블랜딩 시리즈, 요거트 시리즈 등 다양한 음료를 당 부담 없이 저칼로리, 제로당으로 즐길 수 있다.
스타벅스는 선별 매장 내 일회용 설탕 대신 ‘나트비아’라는 감미료를 배치해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4년에는 설탕 함량을 70% 줄이고 천연 감미료를 사용한 라이트 프라푸치노 시럽을 출시했다. 프라푸치노 메뉴 주문 시 해당 시럽을 선택할 경우 평균적으로 25%의 당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메가커피에서도 ‘타임투헬시(Time to healthy)’라는 옵션 메뉴를 추가했다. 이는 ‘스테비아’, 일반 우유 대비 3분의 1칼로리인 ‘아몬드 밀크’, 당을 낮춘 ‘라이트 바닐라 시럽’ 등 3가지로 메뉴 주문 시 고객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제로’음료는 주로 탄산음료 위주였지만 이전보다 많이 보편화돼 카페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제로 칼로리 시장은 지난 2019년 452억원에서 2021년 2,189억원으로 2년 사이에 약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자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제로 시장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선점을 위해 성분과 원재료를 꼼꼼히 확인하는 MZ 세대의 ‘체크슈머’ 소비 트렌드를 노려 대체당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 개발 등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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