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 중단 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언론 노출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야당의 지나친 네거티브, 화물연대 총파업 등 상황이 중도층 민심을 자극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8.1%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하락세 전환 2주 만에 반등한 결과로 지난 주 조사 대비 2.2%포인트 올랐다. 리얼미터가 도어스테핑이 본격 중단된 21일부터 닷새간 조사한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결과도 긍정 응답이 전주 대비 3%포인트 오른 36.4%였다.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집계되는 한국갤럽도 22~24일 조사에선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전주 대비 1%포인트 오른 30%를 기록했다.
지지율 회복은 중도층에서 두드러졌다. 알앤써치 조사에서 자신의 이념성향이 중도층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32.3%로 직전 조사 보다 무려 10.6%포인트 상승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보수층(0.7%포인트, 60.1%)보다 중도층(3.1%포인트, 34.8%)이 대통령 긍정 평가 상승을 견인했다.
중도층 여론의 회복을 두곤 복합적인 해석이 나온다. 우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정부·여당을 겨냥한 네거티브가 다소 무리했다는 지적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 대통령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연출 사진’ 의혹 등이 국민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려운 민생 경제, 화물연대 파업 등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지엽적인 문제들에만 집중한 데 대한 반작용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도어스테핑 중단의 부수적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즉문즉답하는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종종 논란에 휩싸이곤 했다. 그런데 10여일 넘게 도어스테핑이 중단되면서 실언을 할 가능성 자체가 원천 차단됐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올 7월 말 ‘텔레그램 문자 노출’ 사건, 취학연령 5세 하향 논란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급락했다. 8월 첫 주엔 20%대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외부 일정, 여름 휴가 등을 이유로 7월 27일~8월 7일까지 12일 간 도어스테핑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지지율 하락세가 멈췄고 8월 둘째 주부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윤 대통령 개인이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는데 도어스테핑이 잠정 중단되면서 조용해졌다”며 “다섯 달만의 40%대 회복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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