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헬스·뷰티(H&B) 판매 시장 1위인 CJ(001040)올리브영이 올 해 기업공개(IPO) 계획을 연기했지만 대주주인 CJ나 재무적투자자(FI)인 글랜우드PE도 올리브영의 실적 성장세에 미소짓고 있다. 투자금 회수가 급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내년 상장 재개에 따라 3조 원을 뛰어넘는 기업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CJ그룹이 최근 밝힌 올리브영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382억 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556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3.2%, 59.3% 증가했다.
CJ그룹은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면서 올 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했다. 하지만 증시 조정과 이재현 회장의 아들·딸 등 오너 일가의 구주 매출 등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 때문에 CJ올리브영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에 대규모 자본을 쏟아부은 글랜우드PE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글랜우드PE는 지난해 4000억 원을 투입해 올리브영이 발행한 신주(1360억 원)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등이 보유한 오너 일가 지분을 확보해 올리브영 2대 주주(22.56%)에 올랐다.
글랜우드PE는 올리브영 상장이 미뤄졌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면서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데 무리한 상장에 나설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CJ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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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의 자금 지원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타고 CJ올리브영은 최근 헬스·뷰티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올리브영의 경쟁사인 GS리테일(007070)의 랄라블라는 사업 철수를 결정했고 롯데쇼핑(023530)의 롭스는 롯데마트 내 매장을 여는 '샵인샵' 전략으로 '롭스 플러스'라는 새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에 비해 올리브영은 실적이 성장 가도를 달리자 오프라인 매장을 3분기말 기준 1289개로 늘리며 작년 말에 비해 24개 이상 매장을 전국에 추가했다.
CJ와 글랜우드PE는 올리브영이 온라인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 모바일 방문자 수가 증가세에 있고 오프라인 매장 확대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여전한 침체를 보이는 IPO 시장이 내년 상장 대어로 CJ올리브영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올리브영은 상장 준비 단계부터 IPO 후 시가총액이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됐다.
한편 2014년 설립한 글랜우드PE는 이상호 대표와 정찬욱 부대표를 주축으로 활발한 투자 행보를 지속 중이다. 2018년 결성한 '글랜우드 코리아 제1호'(4537억 원) 펀드가 해양에너지·서라벌도시가스, 한국유리공업, PI첨단소재(178920) 등에 투자하고 올리브영 투자로 자금을 소진하면서 2호 펀드(9000억 원)의 신규 투자처 발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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