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전자 교정 도구를 개발하고 임상의들과 함께 아직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유전 질환 극복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가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배상수(42) 서울대 의대 교수는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염기 교정 기술을 활용한 희귀 유전 질환 치료법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 학사, 물리천문학부 석·박사를 취득한 뒤 화학부 연수연구원을 거쳐 한양대 조교수·부교수를 하고 올 초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부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DNA 이중나선 구조를 처음으로 밝힌 사람 중 한 명인 프랜시스 크릭이 이론 물리학자였다는 사실을 학부생 때 접한 뒤 ‘생물물리’ 분야의 홍성철 교수께 석·박사를 받았다”며 “이후 유전자 가위 분야의 석학인 김진수 전 서울대 화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했다”고 했다.
현재 배 교수는 서울대 의대, 연세대 의대, 한양대 의대 연구진들과 함께 눈·피부·간·뇌 등에 적용해 각각 레버 선천성 흑암시(LCA),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 질환(RDEB), 티로신 혈증(HT1), 크라베(Krabbe) 질환 등의 선천성 유전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는 “유전자 교정 도구는 기초연구와 유전자 치료 같은 응용 연구에 모두 획기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 10년 내 치료제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유전자 교정 도구는 2만여 개 DNA 유전자의 기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고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 개발과 식물 품종 개량 등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배 교수는 “유전체의 특정 DNA를 정확히 찾아 잘라낼 수 있는 유전자 가위가 1990년대 처음 나온 뒤 세계 연구자들이 암 등 유전 질환 치료를 위해 첨단 유전자 가위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아직은 안전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구팀이 기존 유전자 가위의 한계를 극복한 초정밀 아데닌 염기 유전자 가위를 선보이며 혁신적 유전자 치료법 개발에 청신호를 켰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인간의 복잡한 DNA를 전부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교정하는 것도 가능한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한편 배 교수는 다양한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를 인간 세포에 적용할 수 있도록 표적 디자인을 도와주는 웹 프로그램도 개발해 무료로 공개했다. 그는 “저도 미국·유럽 등에서 구축한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무료로 활용했다”며 “10개가 넘는 웹 프로그램을 제공해 하루 평균 약 300명의 세계 연구자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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