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물류 대란이 벌어지는 와중에 국내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329180) 노조가 파업에 나서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30일 경기도 판교 현대중공업그룹 글로벌R&D센터 앞에서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010620) 3사 공동 결의 대회를 열고 7시간 동안 부분 파업에 나섰다. 그룹 내 조선 3사가 공동 파업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사 노조는 12월 6일 4시간 공동 파업을 벌이고 7일에는 7시간 동안 차례로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13일 이후부터는 전 조합원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에 기본급 8만 원 인상, 격려금 300만 원을 제시했다. 또한 △생산기술직 정년 후 기간제 채용 확대 △퇴직자 최대 2년 추가 근무 △치과 진료비 연 50만 원 지급 △주택 구매 대출 상환 15년으로 연장 등도 제안했다. 사측은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회사가 마련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며 △기본급 14만 2300원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 △치과 보철 치료비 연 100만 원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를 앞두고 현대중공업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조선 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중심으로 수주를 대폭 늘리고 있지만 내년부터 업황이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올해 안에 임단협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단협이 끝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부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6.4% 인상, 격려금 지급, 자기 계발 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인력난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데 파업까지 겹쳐 실적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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