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성탄절을 전후해 신년 특별사면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특별사면에 대한 검토에 돌입하면서 법무부도 특별사면 대상자 선정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사면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0일 특별사면과 관련해 “실무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사면은 헌법 제79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특별사면은 사면법 제9조에 따라 대통령이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친 자에 대해 특별사면과 특정한 자에 대한 감형 및 복권을 할 수 있다. 대통령실의 방침이 정해지면서 법무부도 사면의 대상과 범위를 정하기 위해 전국 검찰청에 사면과 복권·감형 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문을 보내는 등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신년 사면을 단행한다면 핵심은 정치인 특별사면 여부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후 첫 광복절 특별사면을 단행하면서 민생·경제에 방점을 뒀다. 국내 경제에 큰 영향력을 지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그룹 총수들이 사면됐다. 또 조상수 전 민노총 공공운수노조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 노사 관계자 8명이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정치인 출신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특별사면이 불러올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이번 사면에서는 정치인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극단적 대립으로 입법 기능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여야에 사면을 통해 협치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인 특별사면에 이 전 대통령이 포함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뇌물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MB가 만기 출소하는 시점은 41년생인 그의 나이 95세가 되는 2036년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이에 관한 질문에 "과거 전례에 비추어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동시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에 대한 사면을 단행할 수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 전 지사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전 지사도 사면 검토 대상이라고 확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수사’ 와중에 이른바 친문(親文) 적통인 김 전 지사가 특별사면 및 복권될 경우 정계구도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이 신년 사면을 단행하면 14년 만에 한 해 두 번 사면권을 행사하는 대통령이 된다. 2008년 광우병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신년 특별사면 등 두 차례 사면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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