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클라우드’를 선언한 네이버가 클라우드 기반의 결제 서비스를 내놓는다. 결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게 부담인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내 클라우드 제공 사업자(CSP)들의 클라우드 사업은 주로 서비스형 인프라(IaaS), 서비스형 플랫폼(PaaS)에 초점을 맞춰온 터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은 제품군이 한정적이었다. SaaS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네이버의 이번 행보는 주요 기업간 거래(B2B) 사업들을 클라우드와 연계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최근 ‘뉴클라우드’ 기조의 연장선에 놓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SaaS형 결제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 결제를 위해 번거로운 회원가입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새로 나올 솔루션은 이 점을 보완해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간단히 결제를 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결제 시장은 키오스크가 주를 이루는데 장비를 구축 비용은 물론이고 장비가 설치되고도 잔고장 이슈가 상존한다”며 “SaaS 방식으로 제공되면 고장이나 수리 문제에서 자유로워져 보다 결제 시스템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충전, 구독 기능도 포함되며 구글페이, 위쳇페이, 페이팔 등을 지원해 글로벌 진출을 노리거나 해외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는 업체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자본 등 개발 여건이 충분치 않아 결제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데 부담을 느껴온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사이에서 적잖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주요 사업자 대비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한발 늦은 국내 CSP들의 클라우드 제품군은 그간 주로 IaaS, PaaS에 쏠려 있었다. 먼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인프라를 제공하는 IaaS 사업 등에 무게중심을 두고 매출을 일으키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뒷단의 SaaS 영역까지는 진출할 여력이 충분치 못했다. 그나마 네이버가 국내 CSP 중에서는 SaaS 서비스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주력 제품들이 업무 협업이나 보안 분야에 치중돼 있었다. 때문에 방향을 틀어 결제 시장에 진출한 이번 행보는 앞으로 네이버가 Saas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겠다는 신호탄을 쏜 것으로도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내 결제 영역에서 사용성이 높은 SaaS 솔루션이 없었는데 네이버가 선제적으로 뭔가를 내놓는다면 업계에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SaaS 솔루션은 그 자체로 기업의 경쟁력이며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관련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몸집을 더욱 키워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글과컴퓨터(030520)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최근 적극적인 SaaS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이번 결제 솔루션은 그간 네이버가 커머스 및 결제 영역에서 쌓아온 사업 노하우에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한 것으로, 네이버가 앞서 천명한 ‘뉴클라우드’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주요 기업간(B2B) 사업들을 클라우드로 통합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며 일본 시장을 거론하며 SaaS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