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승인했다. 인간의 장내 미생물을 활용한 질병 치료제의 첫 상용화다. 이에 따라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사들도 치료 효과와 향후 시장 성장성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FDA는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약사 페링파마슈티컬스이 인수한 리바이오틱스(Rebiotix)가 개발한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CDI) 치료제 '레비요타(Rebyota·RBX2660)'에 대해 정식 승인을 발표했다. FDA는 "레비요타의 승인은 CDI의 재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진전"이라며 "FDA가 최초로 마이크로바이옴 제품 승인 조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DI는 항생제가 장내 유익한 미생물까지 공격하면서 독소를 생성하는 디피실 균이 증식해 재발률이 높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에서 CDI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연간 1만 5000명에서 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주요 치료법은 타인의 건강한 대변을 이식하는 시술법 뿐이었다. 레비요타는 이 같은 시술법에서 착안해 인간의 분변에서 추출한 미생물을 정제해 만든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으로 직장을 통해 투약된다.
앞서 지난 9월 FDA 산하 백신 및 관련 생물학제제 자문위원회(VRBPAC)는 레비요타에 대해 승인 권고 결정을 내린바 있다. 위원회에서 치료 효과만이 아니라 안전성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뒤이어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도 개발 성공의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레비요타와 함께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세레스테라퓨틱스도 재발성 디피실 장염 치료제 'SER-109'에 대해 지난 9월 FDA 신약허가신청(BLA)을 마치고 심사를 거쳐 내년 4월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SER-109는 레비요타와 달리 먹는 형태로 개발돼 복용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개발사 중에는 고바이오랩(348150)이 ‘KBL697’을 건선과 궤양성 대장염에 치료제로 각각 2상과 2a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셀트리온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공동연구 및 제휴 계약을 체결하기도했다. 지놈앤컴퍼니(314130)는 ‘GEN-001’을 위암 치료제로 국내 2상을 하고 있으며, 담도암을 대상으로는 MSD의 '키트루다'와 병용투여하는 2상도 지난달 8일 승인받았다. 이밖에 유한양행(000100), 종근당바이오(063160), 안국약품(001540), 한국콜마(161890) 등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편,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온 치료제 승인 소식이 알려지면 국내 개발사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오후 1시 45분 기준 고바이오랩은 전날보다 4.5% 오른 1만 1400원을, 지놈앤컴퍼니는 5.7% 오른 1만 8550원으로 상승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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