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더시드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깜짝 등장했다. 그동안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홍콩계 투자금융그룹 SC로이 등이 MG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최종적으로 더시드파트너스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MG손보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등 대주단과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간 진행한 MG손보 매각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더시드파트너스를 낙점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매각 측으로부터 MG손보에 대한 투자 여력과 더불어 디지털 금융 전환 역량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우협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 대상은 JC파트너스가 보유한 MG손해보험 지분 92%와 우리은행·신한캐피탈·애큐온캐피탈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의 980억 원어치의 후순위 채권이다. 더시드파트너스는 MG손보 지분 및 채권 인수와 추가 자본확충을 포함해 약 3000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시드파트너스는 MG손보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다수의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인수를 위한 PEF 출자를 타진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출자의향을 내비친 기관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모펀드 조성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더시드파트너스는 향후 MG손보에 대한 실사와 펀드 조성 협의가 끝나는 대로 매각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조속히 거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더시드파트너스는 사모펀드 강자인 디에스자산운용 설립 구성원 출신의 박상영 대표가 이끄는 PEF 운용사다. 박 대표는 더시드파트너스를 창업하기 이전인 2015년 아시아 최대 규모 핀테크 그룹인 데일리금융그룹을 설립해 뱅크샐러드와 피플펀드, 코인원 등 핀테크 산업 내 30개 이상의 혁신 기업을 투자·육성한 바 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2020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으며 박 대표를 비롯해 핵심 인력들이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오며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더시드파트너스는 회계사, 컨설턴트, 펀드매니저 경력을 보유한 전문 인력과 다수 창업 경험을 보유한 산업계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설립 이후 주로 핀테크 기업들의 경영권 투자를 진행해온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경영권을 인수한 대표 기업으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인 ‘쿼터백’과 스타트업 크레딧 솔루션 전문 핀테크 기업인 '고위드'가 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인수 후 MG손보를 디지털 역량이 강한 보험사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국내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은 물론 대형 금융기관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보험업계의 혁신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MG손보의 보험 상품과 연계한 다양한 혁신금융 서비스 창출이 기대된다.
한편 MG손보의 금융위원회 부실금융기관 지정으로 매각 권한을 갖게 된 예금보험공사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하진 않았다. JC파트너스와 대주단 측이 선정한 우협은 예보와도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매각 절차가 무산될 경우 매각 권한은 예보로 넘어가게 된다.
박 대표는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기술적인 강점이 있는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해 MG손해보험을 디지털 역량이 강한 금융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자본확충 규모는 자산과 부채에 대해 면밀한 실사를 거쳐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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