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금리가 변곡점을 맞았다. 건설사 보증 PF ABCP 금리는 20%대에서 4~8%대까지 안정됐다. 반면 유동성 우려가 여전한 증권사 보증 PF ABCP 금리는 12%까지 올라 경계심이 여전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태영건설(A2 등급)이 신용 보증한 만기 9개월물 PF ABCP는 30일 8.61%에 발행됐다. 1일에는 현대건설(A1)이 신용 보증하고 6월 28일 발행돼 만기가 201일 남은 PF ABCP 1년물이 4.47%에 유통됐다. 지난달 중순만 해도 신용등급 A1 건설사의 PF ABCP 금리는 12%대, A2 건설사는 20%가 넘는 수준에 발행·유통됐다. 현대건설이 5월 1일 발행한 만기 6개월물은 12.2%에 지난달 25일 유통됐다. GS건설(A2+)이 3월 25일 발행한 9개월물은 21%에 유통됐다.
건설사 보증 PF ABCP 금리가 낮아진 것은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진정된 것이 배경이다. 실제로 단기자금시장의 가늠자인 기업어음(CP) 금리(91일물)는 이달 2일 전 거래일과 같은 5.54%에 마감하며 9월 22일(3.15%) 이후 50일 만에 상승을 멈췄다. CP 금리의 전 고점은 2009년 1월 12일 5.66%다. CP 금리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리 인상폭 둔화 발언, 정부 당국의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오면서 안정세를 찾았다.
다만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여전한 증권사까지는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 증권사 보증 PF ABCP 금리는 연일 오름세다. 특히 대형 증권사(A1)만 거래되고 부도설이 나도는 중소형 증권사(A2)의 PF ABCP는 아예 거래가 안되고 있다. 그나마 거래되는 대형 증권사 PF ABCP의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메리츠증권(A1)이 보증하고 지난 9월 13일 발행한 만기 2개월물은 지난달 28일 12.1%에 유통됐다. 같은 달 8일만 해도 같은 조건의 PF ABCP는 4.01%에 유통됐다. 불과 20일 사이 금리가 8% 포인트나 폭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사까지 단기자금시장의 온기가 전해지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투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피로도와 연말 북클로징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힘든 환경인 데다 증권사의 유동성 위험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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