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068270)이 연 매출 2조 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뒀다. 세계 최초로 유럽과 미국 규제기관의 승인을 획득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품의 성장세가 매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등 신약 개발에도 대폭 힘을 실어 미래 먹거리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 39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 7733억 원을 달성해 ‘2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의 매출 성장은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이끌고 있다. 미국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료정보 제공기관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미국에서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는 시장점유율 31.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5%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트룩시마도 같은 기간 3.9%포인트 증가한 27.6%의 점유율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유럽에서도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와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유럽에서 램시마는 53.6%, 트룩시마는 23.6%, 허쥬마는 12.7%의 시장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램시마SC’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의 피하주사 제형이다. 병원을 방문해 수액으로 투여받는 정맥주사(IV) 제형과 달리 자기 투여가 가능하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 램시마SC와 램시마IV와 합산 점유율이 지난해 2분기 60.5%에서 올해 2분기 64%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우려했던 자기 잠식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플라이마는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휴미라는 지난해 매출 207억 달러(약 26조 9514억 원)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해외에서는 지난해 2월 유럽 의약품청(EMA)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기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대비 주사액을 절반으로 줄이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구연산염)을 제거한 고농도 제형 상의 차별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고농도 제품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교체 처방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ADC 항암제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방침이다. ADC는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치료 효과가 뛰어난 화학 약물을 결합해 약물이 항원을 발현하는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하는 기술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6월 미래에셋금융그룹과 함께 4700만 달러를 투자,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지분을 투자했다. 셀트리온은 10월 국내 바이오 기업인 '피노바이오'로부터 ADC 기술을 도입하는 옵션 계약도 맺었다. 위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개발 역량과 신약 전략은 빅파마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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