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편의점에서 곰표 맥주, 매직 음료, 딱붙캔디 등 다양한 이색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각종 이색 콜라보레이션, 즉 브랜드 간의 협업이 하나의 트렌드였다. 그러나 매직음료, 딱붙캔디 등 제품 본질을 의심하게 하는 과도한 변신으로 비판을 받아 오히려 이색 콜라보레이션이 역풍을 맞고 있다.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이색 콜라보레이션의 대안으로 지역 명물 먹거리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유통업계는 지역 명물 먹거리를 해당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전국구 지역에 판매할 수 있도록 유통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지역 명물 먹거리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이미 지역에서 검증을 마친 제품으로, 맛과 품질의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제품의 본질인 맛에 집중한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식품유통업계는 소상공인과의 협업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신촌 해장라면 훼드라와 CU편의점이 협업해 출시한 ‘신촌 훼드라 라면’
대표적인 예는 서울 신촌에 있는 ‘훼드라’와 협업한 CU편의점이 ‘훼드라 라면’을 출시한 사례이다. 훼드라는 1973년 서울 신촌에 개업했다. 훼드라는 24시간 내내 영업을 하며 값싼 라면을 판매해 돈이 없는 대학생과 지역 주민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는 라면집이었다. 훼드라 라면의 시그니처 메뉴는 ‘최루탄 해장라면’으로 라면에 콩나물과 청양고추를 첨가해 단골들의 눈물, 콧물을 쏙쏙 빼는 화끈한 라면이다. CU는 훼드라에 직접 요청해 레시피를 전수받아 ‘훼드라 라면’을 개발해 출시했다.
백화점과 협업한 사례도 있다. 서울 연희동에 있는 롱보트스모커는 고유의 시즈닝과 숙성 방식을 활용한 훈제연어를 판매하는 곳이다. 롱보트스모커는 최상급 연어를 선별하고 그들만의 시즈닝, 숙성, 훈제 과정을 거쳐 수작업으로 연어를 얇게 슬라이스를 낸 뒤 훈제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진공 포장해 판매한다. 까다롭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훈제연어를 판매하는 롱보트스모커는 지역 주민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맛집 중 하나로, 롯데백화점은 롱보트스모커의 훈제연어의 맛과 품질을 확인하고 ‘시즈닝 훈제연어’선물 세트를 만들었다.
◇ 대학가 맛집, 노포식당과 전통시장 맛집 상품 출시 사례도 있어
이마트24는 대학가 맛집, 노포식당과 전통시장 맛집의 레시피를 전수받거나 상품을 받아 신제품을 출시 중이다. 서울 남대문 40년 전통 만두 맛집에서 받아온 만두로 ‘가메골왕만두’, 동대문 34년 노포식당인 ’송정식당’의 직화불고기를 활용해 ‘송정식당 불꼬지백반도시락’, ‘불꼬지김밥’ 등이 대표적이다. 이태원에서 유명한 장진우 셰프와 협업해 ‘불고기 치즈커리 도식락’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재 CU의 훼드라 라면은 차별화라면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롱보트스모커는 소비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에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소상공인 콜라보레이션 상품에 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해당 지역까지 힘들게 가서 대기할 필요 없이 근처 편의점이나 백화점에서 지역 명물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신촌 훼드라의 최루탄 해장라면의 경우 5,000원에 판매를 하지만 CU에서 판매하는 훼드라 라면은 1,700원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지역 명물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MZ세대는 ‘남들보다 먼저’, ‘남들과 다름’을 추구하며 가치소비를 하고 있다. 소상공인 콜라보레이션이야말로 MZ세대의 가치소비와 일맥상통한다. MZ세대를 타겟팅한 소상공인 콜라보레이션으로 식품유통업계 시장은 기존과 차별화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 명물 먹거리의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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