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뛰어난 연산 성능으로 검색, 커머스(상거래),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의 품질을 크게 높여주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AI와 반도체 업계 1위 사업자 간 협력을 통해 하이퍼클로바의 상용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네이버는 6일 삼성전자와 AI반도체 솔루션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초거대 AI 시스템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개발에 착수한다. 초거대 AI는 슈퍼컴퓨터 인프라를 바탕으로 작동하며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만큼 메모리 역시 이를 받쳐줄 성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반도체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역량을 발휘한다면, 네이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으로도 빠른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경량화 알고리즘, 3600만 명이 이용하는 자사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해 얻은 기술 노하우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책임진다.
네이버는 이번 협력을 통해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초거대 AI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는 최초의 한국어 초거대 AI 모델로 지난해 5월 공개됐다. 온라인 판매자를 위해 상품을 보고 광고 문구를 자동으로 작성해주고 음성기록 서비스 ‘클로바노트’에 적용돼 회의록을 자동 요약해주는 방식으로 네이버 서비스들에 상용화되고 있다. 카카오의 초거대 AI는 명령어에 맞는 그림을 창작하고 시를 쓰기도 한다. 응용 가능성이 커 LG, KT, SK텔레콤 등도 초거대 AI 기술 확보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는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서비스 노하우와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을 결합하면 현재 AI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해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기술의 외연을 더욱 확장하고 국내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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