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2024년 미 대선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 매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그룹이 사기 혐의로 기소되는 등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데다 로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시사 등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론 클라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서밋에서 “많은 민주당원으로부터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를 원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인 실장은 “그 결정은 연휴 직후에 있을 것이며 그렇게(출마)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통령 중 40년 만에 가장 성공적인 첫 중간선거를 치른 직후를 포함해 출마 의사가 있다고 말한 것을 반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출마 의향이 있고 이를 가족과 상의할 것이며 내년 초에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나도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사”라며 재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등의 이유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80세 생일을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서 인종 다양성 등이 더 잘 보장되는 주(州)로 대선 첫 경선지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선 풍향계'라는 평가를 받아온 아이오와주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첫 경선을 시작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이 세금사기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아 위기에 처했다. 이날 뉴욕주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그룹의 2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제기된 형법상 세금사기와 기업문서 조작 등 17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트럼프그룹은 ‘트럼프의 회계사’로 불리는 최측근 앨런 와이셀버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한 최고위 임원들에게 아파트 임차료, 고급 승용차 리스 비용, 가족의 사립학교 학비 등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세무 당국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그룹은 최대 160만달러(약 21억원)의 벌금을 내게 된다. 와이셀버그 전 CFO는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에 협력한 대가로 5개월 이하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이 기소된 것은 아니지만 그의 대권 도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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