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최대 이변의 팀은 모로코다. 아랍 국가 최초의 월드컵 8강 진출에 아랍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요르단 국왕의 부인인 라니아 왕비가 트위터에 “우리를 기쁘게 한 아틀라스의 사자들에게 축하를”이라는 글을 올렸고 로이터통신은 “튀니지·레바논·이라크·팔레스타인 등 아랍권 주요국 주민들도 환호했다”고 보도했다.
8강 대진이 7일(이하 한국 시간) 확정되면서 대회 열기는 절정을 향하고 있다. 10일 0시 브라질(FIFA 랭킹 1위)-크로아티아(12위), 10일 오전 4시 아르헨티나(3위)-네덜란드(8위), 11일 0시 포르투갈(9위)-모로코(22위), 11일 오전 4시 프랑스(4위)-잉글랜드(5위)전이다.
FIFA 랭킹으로 따지면 톱 10 중 2위 벨기에, 7위 스페인, 10위 덴마크가 8강에 없다. 벨기에와 덴마크는 기대 이하 전력으로 16강에도 오르지 못했고 스페인의 덜미를 잡은 팀이 바로 모로코다. 나머지 7팀은 ‘올라올 만한’ 팀들이라 모로코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선을 모은다.
아틀라스산맥이 유명해 ‘아틀라스의 사자’로 불리는 모로코는 1986년 멕시코 대회 16강이 월드컵 최고 성적이었다. 유럽 5대 리그 소속 선수가 15명이나 되는 이번 대표팀은 벨기에를 2 대 0으로 격파하는 등 2승 1무의 F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7일 16강에서 스페인과 0 대 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 대 0으로 이겼다.
비결은 상대를 ‘모래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질식 수비다. 스페인은 이날 120분간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 슈팅이 단 2개였다. 4경기에서 자책골로 인한 1실점(4득점)이 전부인 모로코는 경기 당 유효 슈팅을 단 2개로 막고 있다.
골문 앞에는 ‘야신’이 있다.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다. 스페인과 승부차기에서 부누는 2·3번 키커의 킥을 내리 막았다. 첫 킥은 골대가 지켜줬다.
모로코의 8강 상대인 포르투갈은 이날 16강에서 스위스를 6 대 1로 대파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대신 선발 공격수로 나선 21세 곤살루 하무스(벤피카)가 대회 1호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포르투갈에 16년 만의 8강을 선물했다. 앞선 3경기 중 2경기에 교체로 나왔을 뿐인데 첫 선발 기회에서 3골(1도움)을 폭발했다. A매치 4경기 4골의 기록으로 모래늪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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