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의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할 법원의 가처분 소송 판결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법원에서 어떻게 판결하던지 암호화폐 시장 혼란 가중과 업계에 대한 신뢰 훼손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관련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위메이드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 산하 4개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를 상대로 낸 상장 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이날 저녁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닥사는 지난달 24일 위메이드가 제출한 위믹스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이 중대하게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서 위믹스의 상폐를 결정했다. 반면 위메이드 측은 거래지원 종료 결정 전에 문제를 해소했다고 반발하며 지난달 28일 법원에 위믹스 상장 폐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위메이드와 닥사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만 속내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위메이드 측은 소명 과정에서 위믹스 유통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문제를 해결한 만큼 가처분 인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울러 위믹스 상폐로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 금융감독원에서 닥사의 상폐 적정성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 등을 재판부가 고려해 주길 바라는 눈치다.
닥사 역시 상폐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위믹스의 유통량 위반 사실과 유의 종목 지정 기간에도 위메이드가 오류가 있는 자료를 제출하는 등 신뢰를 훼손했다는 증거가 있는 만큼 법원의 가처분 기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해 피카프로젝트와 드래곤베인의 상폐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던 재판부라는 점, 또 닥사 측이 지난 2일 제기한 임직원 연루 의혹도 판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법원이 이번 가처분 소송을 인용하게 되면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이 멈춘다. 8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거래지원도 재개될 전망이다. 반대로 기각될 경우 위믹스 거래는 예정대로 오는 8일 오후 3시부터 종료된다.
법원이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던지 암호화폐 시장의 혼란과 업계의 신뢰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처분이 인용이 되면 당장 상폐 결정 이후 위믹스 가격 급락으로 손실을 봤거나 위믹스를 매도한 투자자들의 집단 반발이 예상된다. 국내 거래소에 대한 신뢰도 크게 하락할 수 있으며 앞으로 상폐 결정에 반발하는 암호화폐 발행사들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각되더라도 혼란이다. 한 해 매출이 3000억원이 넘는 상장사가 발행한 암호화폐마저 상폐될 경우 암호화폐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회의가 커질 수 있다. 위믹스 가격은 물론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주가 역시 급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위메이드 주가는 전날과 변동없는 3만7700원을 유지했지만 장 중 20% 가깝게 급등락을 반복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지 이번 가처분 소송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며 "양측 모두 불복해 본안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크고, 특히 위메이드 측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닥사 회원사들의 담합과 관련한 제소와 해외 상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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