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압박에 내년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2%대까지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실손보험 역시 정치권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두 자릿수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최근 당정 협의 등을 통해 자동차 보험료 1%대 인하 추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피력하면서 손해보험사들과 금융당국이 인하폭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는 자동차 보험료의 1%대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롯데손해보험은 최대 2.9%, 메리츠화재는 최대 2.5%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화재가 손해보험업계 5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메리츠화재의 2%대 자동차 보험료 인하 추진은 대형 4개사에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2000만명이 가입돼있어 국민의 일상과 밀접하고 물가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치권은 보험사들의 이익이 늘었고 자동차 손해율도 80%로 양호한 만큼 보험사들이 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삼성화재 등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과 사고의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지난 4∼5월에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2∼1.3% 내린 바 있다.
반면 10%대 보험료 인상을 추진해오던 실손보험은 서민 생활의 부담과 물가 상승 우려로 두 자릿수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으로 가입자만 4000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과잉 진료가 급증하면서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32.5%에 이어 올해 12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보험연구원이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정책 토론회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4세대 실손보험 전체 평균 손해율은 127.9%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매년 보험료를 21%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