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5%로 올리면 기금 고갈 시점이 2057년에서 2073년으로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유호선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건복지부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공동 개최한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을 위한 전문가 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하며, 이와 함께 수급 개시 연령을 상향 조정하고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출산율 등 연금의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에 맞춰 연금 지급액이나 보험료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를 말한다.
연금 수급 연령을 올리기 위해서는 노동 시장의 질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은 “한국의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50세 또는 55세 내외로 법적 정년인 60세보다 낮고, 성·학력·업종·직무 등에 따라 그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만 62세이고, 2033년부터는 만 65세인데 연금 수급 연령을 상향할 경우 정년 은퇴 시기와의 격차가 커져 소득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고령 노동자의 근로 능력 이질성을 고려해 고령층 노동시장의 질을 개선하는 정책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년이나 임금 구조를 제약하기보다는 개인별·기업별 차이를 고려한 고용·임금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직무급 임금제도와 직무별 연령차별 금지 등 기업 인사관리제도 혁신을 통한 근속 기간 확대, 노사정 공동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기일 복지부 제1차관은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라며 “재정안정화를 위한 보험료율 인상과 노동시장 개혁이 함께 논의돼 큰 의미가 있으며, 연금 개혁에 대한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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