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035420)) 계열 게임사인 라인게임즈가 기업공개(IPO)에 돌입한다. 시장에서는 약 1조 원 안팎의 몸값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최근 NH투자증권(005940)과 삼성증권(016360)을 대상으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이후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 주관사단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라인게임즈는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인 라인의 자회사다. 라인이 지분 35.66%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A홀딩스→Z홀딩스→라인→라인게임즈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이어 사모펀드(PEF)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가 21.42%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만약 라인게임즈가 증시에 입성한다면 네이버 계열사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네이버 계열사 중에서는 네이버웹툰 정도가 유력 IPO 후보로 꼽히는데 네이버웹툰은 미국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텐센트로부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9000억 원 수준의 몸값을 책정받았다. 라인게임즈가 IPO 과정에서 조 단위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라인게임즈의 실적이 좋지 않고 최근 IPO 시장 분위기도 침체돼 있어 상장 속도전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라인게임즈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41.2% 급감한 433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68억 원에서 52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의 계약 조건을 고려해 IPO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2018년 라인게임즈에 1250억 원을 투자하면서 ‘5년 내 IPO를 마무리한다’는 조건을 달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상황과는 상관없이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의 계약에 따라 ‘5년’이 도래하는 내년에 IPO를 시도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제는 10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중단하는 등 게임사에 대한 공모주 시장의 투자심리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라인게임즈처럼 적자 규모가 큰 회사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 IPO에서 흥행을 이끌어내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비록 모바일·PC·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 라인업을 갖췄다고는 하나 아직 뚜렷한 흥행작이 없다는 것도 부정적인 대목이다. 올해 8월 출시한 ‘대항해시대: 오리진’ 등 지식재산(IP)의 성과에 따라 목표 기업 가치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라인게임즈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내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창세기전’ IP를 활용한 콘솔 게임과 PC 온라인 3인칭 루트 슈터 신작인 ‘퀀텀 나이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