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연이은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수주 ‘잭팟’에는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글로벌 대기업들과 수조 원 대 대규모 계약에서 늘 전면에 나서 ‘최종 도장’을 찍고 있다.
실제 이번 삼성전자의 인도 1위 이동통신사 릴라이언스지오 5G 장비 수주에도 이 회장의 글로벌 재계 인맥이 발휘됐다.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그룹 회장과 이 회장은 각별한 관계를 자랑한다. 이 회장은 2018년 암바니 회장의 딸 결혼식에 참석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암바니 회장 장남 결혼식에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대받았다. 당시 이 회장이 노란색 인도 전통 의상과 함께 보라색 터번을 쓴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릴라이언스가 이 회장을 각별히 생각하는 데는 4G 시절 대성공의 추억이 있다. 릴라이언스지오는 4G 이전에는 인도 통신계의 후발 주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4G 도입 당시 삼성전자가 장비를 독점 공급한 후 점유율이 빠르게 뛰어올라 2018년에는 업계 1위에 올랐다. 이번 5G 수주에도 4G의 추억이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미국·일본 5G 수주전에서도 ‘현장 담판’을 지어왔다. 2019년에는 일본에서 NTT도코모·KDDI 경영진을 만나 5G 장비 공급을 논의했다. 양사는 첫 계약에 이어 최근 추가 계약도 맺으며 삼성전자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5G 장비 수주 중 역대 최대 규모인 2020년 버라이즌 계약에도 이 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 간 돈독한 관계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 회장은 올해 미국 미시네트워크 5G 장비 수주를 위해서는 찰리 어건 회장을 찾아 함께 등산을 했다고 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통신 장비는 인프라인 만큼 기기 성능만이 아닌 상대방과의 신뢰도가 중요하다”며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오너만이 가질 수 있는 장기적 신뢰성이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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