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이르면 이번 주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방산과 친환경 에너지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그룹의 사업 구조 재편도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본계약 체결 이후 경영진 교체와 인력 확충 등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현재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번 주 안으로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산은이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매각 진행 상황을 보고한다. 본계약 이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각종 인허가 절차 후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의 2조 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 49.3%를 확보하게 된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면 김동관 부회장을 주축으로 진행 중인 한화그룹 사업 구조 재편도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기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로 통합했다. 그룹의 방산 사업을 이끄는 사람이 바로 김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기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에 더해 ㈜한화와 한화에어로의 전략부문 대표도 맡게 됐다. 대우조선 인수로 한화그룹은 기존의 우주·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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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또 다른 축인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화의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발전 사업에 대우조선의 LNG 해상 생산 기술과 운반, 연안 재기화 설비 등이 더해져 LNG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발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 사업과 연결하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친황경 에너지 밸류체인도 구축하게 된다.
본계약에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내 조선업은 22년 만의 순수 민간 경쟁 체제로 돌입하게 된다. 한화그룹도 새로운 경쟁 체제를 앞두고 경영진 개편과 인력 확충, 저가 수주 지양 등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내년 상반기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달 예정된 임원 인사도 한화그룹 인수 이후로 시점이 미뤄졌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영진 교체 등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현재는 대우조선 인수 마무리를 위해서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경쟁 체제로 들어서며 인력·협력사 확보전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은 2009년 1월 이후 입사한 생산직·사무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호봉 인상을 단행했다. 2012년 이후 입사자는 최대 연봉이 200만 원 이상 인상된다. 노조는 이 같은 호봉 인상안을 포함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한 번에 통과시키며 상대적 저임금에 따른 인력 유출 문제도 일부 해결했다는 평가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소들이 인력 부족과 협력사 이탈 문제 등으로 공정 지연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며 “정상화에 들어선 대우조선도 인건비와 외주비를 경쟁사 수준으로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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