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에도 ODA(공적개발원조)가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문화예술교육 ODA 베트남 사업이 2017년까지 1기, 이후 5년간 2기를 거쳐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예술교육 ODA는 개발도상국의 예술적 성취와 발전을 위해 문화예술교육을 기획·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23일 라오까이성 인민위원회 교육국 연극홀에서 ‘문화예술교육 ODA 한·베 10년 기념 통합결과발표회’가 열렸다. 라오까이시, 사파현, 므엉크엉현 등 ‘방과 후 예술수업’을 진행한 지역의 학교들이 통합적으로 참여해 무용·연극 등 공연과 전시를 선보였다.
3개 학교 학생들이 직접 연극 대본 창작과 무대 연출을 준비한 ‘어린시절로 가는 티켓’ 공연이 특히 주목을 끌었다. 문학반 학생들이 베트남의 유명한 동명 소설을 연극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참신했다. 참여 학생들은 문학작품을 단순히 읽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등장인물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새롭게 구상해 연극으로 풀어냈다. 수업에 참가한 풍 티 중 학생은 “수업을 통해 연극, 노래, 무용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며 “몰랐던 재능을 알았고, 더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일상’의 시간과 공간에 이야기와 상상을 더한 ‘2022 라오까이 마음서점’ 메타버스 전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뉴미디어(미디어아트)반 참가자들은 펜 태블릿, 애니메이션 어플 플리파클립(Flipaclip) 등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들은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뉴미디어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고유 문화를 소개했다. 리 꾸잉 느 학생은 “수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것 뿐 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관계, 자신감 등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문화예술교육 ODA 베트남 사업은 북부 산간지역 라오까이성의 소수민족 아동·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디지털 기기는 커녕 물감도 사용해 본 적 없는 열악한 환경 속 학생들이 이 사업을 통해 사진·미술·무용·연극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교육 매개자인 현지교사들을 위한 집중 연수도 진행됐다.
베트남 라오까이성 인민위원회 교육국의 부이 반 하이 담당자는 “지난 10년간 한국과 진행한 문화예술교육은 베트남 정부가 지향하는 교육 혁신 목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며 “이 성과를 토대로 라오까이성 전역에 있는 다른 교육시설에 적합한 ‘방과 후 수업’ 모델이 전개 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베트남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ODA 중점 협력국인 인도네시아, 필리핀, 몽골로 문화예술교육 ODA 사업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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