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수렁에 빠졌던 CJ CGV(079160)의 주가가 역대급 흥행작인 영화 ‘아바타’ 후속 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했다. 정부의 실내 마스크 해제 검토, 3분기 이후 흑자 전환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발행한 7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로 인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CJ CGV는 전일 대비 1.45% 오른 2만 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 CGV는 최근 일주일(5~12일) 동안 13.24% 급등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91%)의 흐름과는 대조된다.
13년 만에 돌아오는 ‘아바타’ 후속 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2009년 12월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대흥행한 ‘아바타’가 14일 후속 편으로 돌아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IMAX 및 4DX의 가격은 2만 원대 후반으로 티켓 평균 가격(1만 1000원)의 2.5~3배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달 9일 기준 CGV 용산 IMAX의 초기 5일간(14~18일) 좌석은 이미 대부분 매진됐다”며 “개봉 전부터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실내 마스크 해제와 관련해 이달 말까지 최종 조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점도 호재다.
연일 적자 행진을 이어왔던 CJ CGV가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다 앞으로도 흑자 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분기 CJ CGV는 10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올해 4월부터 허용된 상영관 내 취식에 이어 마지막 관문인 실내 마스크 해제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며 “극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주가의 추세적 상승이 만만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막대한 규모의 CB 전환 물량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올해 7월 CJ CGV는 40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했으나 7.8%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증권사들이 3700억 원에 가까운 CB 실권 물량을 받았다. CB는 올해 8월 21일부터 전환가격인 1주당 2만 2000원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데 만약 증권사들이 인수한 전체 CB(약 3689억 원)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약 1677만 주의 신주가 발행된다. 현 상장 주식 수(4771만 2645주)의 35%에 해당한다. CJ CGV는 지난해 6월에도 30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바 있다. 전환 가액은 2만 6000원으로 당시 거래가(3만 2000원 선) 대비 낮아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 11월 나온 CJ CGV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9월 기준 미상환 CB는 현 상장 주식 수의 55%에 해당하는 약 6217억 원 규모로 풀이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과 올해 7월 발행한 CB 합계가 CJ CGV의 시가총액 규모와 비슷해 부채비율 부담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 동안 동시에 CB 전환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올해 발행된 CB는 주관사가 모두 인수해 단기간에 전환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전환이 발생하더라도 전환가격이 2만 2000원이어서 현 주가를 고려했을 때 상승 여력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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