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올리버 칩세 BMW그룹 회장을 만나 양사의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17일 오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칩세 회장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최윤호 삼성SDI(006400) 사장, 장필립 파랭 BMW 수석 부사장,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은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삼성SDI의 최첨단 ‘P5’ 배터리셀이 탑재된 BMW의 최신 플래그십 전기차 ‘뉴 i7’을 살펴봤다. P5 배터리는 전기차 주행거리 극대화를 위해 삼성SDI의 최첨단 소재 기술을 집대성한 제품이다.
이 회장은 칩세 회장에게 “삼성전자가 BMW와 함께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밝혔다. 칩세 BMW그룹 CEO는 “삼성 경영진이 우리의 최신 기술력을 집약한 BMW i7과 함께하는 것은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과 칩세 회장의 회동은 글로벌 전자·자동차 업계 최대 회사인 삼성전자와 BMW 간 공조 관계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과 BMW의 협력 관계는 2009년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 발표 이후 점점 무르익어 가고 있다. 2013년 출시된 BMW 최초의 순수 전기차 i3를 시작으로 2015년 i8, 지난해 iX·i4 등 BMW의 친환경 전기차에는 삼성SDI의 고성능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삼성SDI는 2019년 BMW와 자동차 전지 공급을 위한 약 4조 원 규모 협약을 체결한 후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BMW에 공급할 배터리 생산을 위해 최근 헝가리 2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 회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일찌감치 예측하고 협력 초기 단계부터 BMW 경영진과 교류하며 양사 간 협력 강화를 주도했다. 올해 6월 이 회장은 유럽 출장에서도 독일 BMW 본사를 찾았다. 이 회장은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 취재진과 만나 “헝가리 배터리 공장도 갔고 BMW 고객도 만났다”며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또 다른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도 배터리 협력을 모색한다. 지난해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배터리셀·모듈 합작법인을 세워 북미 시장 공략을 시작한 것은 이 회장과 존 엘칸 스텔란티스·엑소르 회장과의 두터운 친분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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