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2는 ‘한국 문화가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이 필수라는 인식은 매년 낮아져 17.6%에 불과했으며 일과 여가 생활 균형에서 여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19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22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문화가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는 응답이 65.9%를 차지했다. 앞서 2013년 조사에서는 이것이 31.5%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 한국 대중문화가 ‘우수하다’는 응답은 96.6%, 한국 전통문화가 ‘우수하다’는 응답은 95.1%,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89.8%,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곳이다’는 90.4%, ‘우리나라 역사가 자랑스럽다’는 85%로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방탄소년단(BTS) 등 가수들과 함께 영화·드라마·웹툰 등이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이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경제 분야는 61.1%가 ‘선진국 수준에 다소 미흡하다’고 답했으며 정치 분야는 56.4%가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응답했다.
삶의 방식과 관련해서는 43.4%가 ‘미래보다 현재 행복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반면 ‘미래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대답은 27%에 그쳤다. 문체부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돼 현재 행복에 충실하자는 ‘욜로’ 현상이 전 세대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결혼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살펴본 결과 국민의 17.6%가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해 1996년(36.7%)부터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다. ‘동거(사실혼)도 결혼의 한 형태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 또한 67.3%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는 모습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일과 여가의 균형에 대해서는 ‘여가에 비중을 둔다’가 32.2%로 ‘일에 비중을 둔다(30.9%)’는 응답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다만 2019년 조사에서는 ‘여가보다 일’이라는 응답이 48.4%, ‘일보다 여가’라는 응답이 17.1%에 그친 바 있어 점차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자기 결정성이 높아진 양상을 띠었다.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일자리(29%), 빈부 격차(20%), 부동산·주택(18.8%), 저출산·고령화(17.4%) 순으로 꼽았다. 10명 중 8명(88.6%)은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봤다.
갈등이 심한 집단으로는 ‘진보와 보수(89.5%)’ ‘정규직과 비정규직(78.8%)’ ‘부유층과 서민층(76.6%)’ 순으로 조사됐으며 우리 사회 신뢰도는 39.8%였다.
이번 조사는 문체부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올해 7월 13일부터 8월 24일까지 한 달여간 전국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가구 방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관련 조사는 1996년에 시작해 2013년부터는 3년마다 실시하고 있어 올해로 여덟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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