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로 대표되는 MZ세대의 소비문화가 음주 트렌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위스키를 구매하는 20대와 30대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이마트에서 지난해 위스키를 구매한 고객 가운데 2030세대의 비율은 46.1%로 2019년 39%에 비해 대폭 늘었다. 홈플러스의 올해 위스키 매출도 2021년보다 46% 증가했고, 2030세대의 위스키 구매는 전년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의 경우 GS25가 최근 3년간 주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위스키 구매 소비층에서 20~30대 비중이 70%를 넘겼다. 아울러 올 1∼10월 CU의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7%나 증가했는데, 특히 '믹솔로지'(Mixology·여러 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양주 매출 중 20·30대 비중은 지난해 38.7%에서 올해 53.4%로 늘었다.
종합커뮤니케이션그룹 KPR 부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매스미디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트위터·인스타그램), 웹(블로그·커뮤니티) 상의 빅데이터 약 155만건을 대상으로 위스키와 와인 관련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류 유형에 따라 구매 목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KPR 인사이트 트리에 따르면 2022년 1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위스키와 와인 관련 상위 연관어를 분석 결과, 위스키는 ‘칵테일’과 ‘하이볼’ 제조를 위해 구매하고 와인은 ‘분위기’와 ‘선물’ 목적으로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주와 맥주, 위스키, 와인에 대한 언급량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맥주(2,302,968건), 소주(1,206,604건), 와인(1,019,296), 위스키(151,395건)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에는 맥주(1,631,670건), 소주(1,137,728건), 와인(1,125,466건), 위스키(431,275건) 순이다. 특히 와인과 위스키에 대한 언급량이 이전에 비해 각각 10%, 185% 이상 증가해 와인과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확인했다.
위스키 수입 금액도 증가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위스키 수입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1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부터 10월까지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 금액은 2억180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475만달러 대비 61.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문화가 전파되며 20·30대를 중심으로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층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이볼’의 인기 역시 위스키 시장을 키운 주요 요인이라고 봤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소다수 등을 섞어 마시는 음용법이다.
대형 유통 업체를 중심으로 고급 주류 취급이 확대된 점도 위스키의 인기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마트24, CU 등 편의점을 통해 ‘9,990원 와인’, ‘와인 반병’ 등 품목이 확대되며 가격대가 낮아졌으며, 나아가 취향을 반영한 안주 페어링과 다양한 레시피를 제조하는 ‘믹솔로지 트렌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MZ세대의 소비성향을 반영해 업계는 위스키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1월 15일까지 용평리조트에 ‘롯백양조’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위스키’, ‘보드카’를 중심으로 하는 ‘양조장’을 팝업스토어 콘셉트로 잡았다.
현대백화점 역시 판교점에 스코틀랜드 대표 싱글몰트 위스키 ‘더 글렌그란트’의 시음과 브랜드 스토리를 알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국내에서는 처음 열리는 행사로, 이를 기념해 현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모든 고객에게 더 ‘글렌그란트 바틀’ 또는 ‘전용 글라스 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또한 위스키 할인판매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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