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수출입 대금을 달러로 쌓아두면서 지난달 외화예금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말 기준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1073억 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97억 4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로써 외화예금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2021년 11월 기록한 역대 최대치(1030억 2000만 달러)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증가 폭 역시 2017년 10월(96억 2000만 달러)의 종전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을 뜻한다.
외화예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요동치는 환율 변동성에 대비해 기업들이 수출입 결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모아둔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 달러화 예금의 경우 기업의 수출입 대금 예치와 외화 유동성 확보 수요 등에 따라 한 달 새 87억 2000만 달러나 급증한 935억 2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유로화 예금과 엔화 예금은 전월 대비 각각 4억 달러와 3억 7000만 달러 늘어났다.
주체별로는 기업 예금(928억 2000만 달러)이 한 달 새 94억 4000만 달러 늘면서 전체 외화예금 증가를 이끌었고 개인예금(145억 7000만 달러)도 3억 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오를 것으로 기대한 기업들이 수출입 대금을 달러로 바로 환전하지 않고 결제 대금을 예치해두면서 외화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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