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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CEO]"해외 원전 소방시장 개척…수출 물꼬 틀것"

최두찬 한방유비스 대표 인터뷰

'탈원전' 폐기로 해외 수주 증가

국내외 노후설비 교체 수요 기대

초고층 건물 소방 설계 독보적

AI·IoT 신기술 소방접목 추진

최두찬 한방유비스 대표가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모든 건물에 소방 시설이 있듯이 원전에도 소방 시스템이 들어가 있습니다. 정부의 원전 세일즈가 활발해지면 우리가 연구개발한 새로운 기술들을 수출할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최두찬(사진) 한방유비스 대표는 21일 서울경제와 만나 정부의 원전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국내 소방 엔지니어링 산업계의 해외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1호 소방기업인 한방유비스는 1947년 10월 조선소방기재에서 출발한 75년 장수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소화기, 스프링클러, 자동화재탐지 설비를 국산 기술로 만들었다. 설립 초기에는 소화기 제조에 주력하다가 지금은 소방시설 설계, 소방공사 감리, 건축방재계획 수립, 소방시설 내진설계 사업을 하는 엔지니어링 기업이 됐다. 최 대표는 할아버지가 세운 회사를 아버지에 이어 3대째 경영하고 있다.

최 대표가 올해부터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원전 소방 엔지니어링 기술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면서 원전 노후 소방 설비 교체, 원전 소방 기술의 해외 수출 기회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방유비스는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화재안정성 강화 연구개발 용역을 수주해 원자력 전용 소방시설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프랑스 원전에 들어간 스프링클러, 열감지기 등 소방 시스템은 노후화됐기 때문에 교체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또 앞으로 한국이 해외 원전 사업을 수주하면 소방 설비도 패키지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 신축 원전에 적용할 새로운 방화 및 화재 감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방유비스는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소방 설계·감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체다.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타워(123층·555m), 부산 엘시티(101층·411m)처럼 국내 100층 이상 마천루들에 들어간 소방 설계는 모두 한방유비스 작품이다. 한방유비스는 그동안 국내 초고층 건출물 엔지니어링을 도맡아왔고 제2롯데월드타워 소방 설계 사업에도 한방유비스가 단독 입찰했다.



2002년까지 국내 최고층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여의도 63빌딩, 인천국제공항,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도 한방유비스의 기술이 들어갔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 수도권 중심에 들어서는 123층짜리 건출물에서 소방 설계·감리를 하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국내 소방 법규보다 더 깐깐하게 화재안전성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피난 및 화재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성능위주로 설계를 했다”고 회상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 소방 기술이 선진국 반열에 들었지만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소방 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시설 관리를 게을리하면서 인명 사고로 이어지는 일들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화성 씨랜드 화재(1999년 6월),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2015년 1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017년 12월), 밀양세종병원 화재(2018년 1월) 등 수많은 인명피해를 낸 화재 사고 대부분이 소방시설 미설치나 관리 부실 때문에 벌어졌다. 그는 “스프링클러만 제대로 작동했다면 제천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전이 눈에 보지 않다 보니 항상 사고가 난 뒤에야 대처가 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대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기술들을 소방에 접목시키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를테면 무선 통신 기반 건축물에서 무선인터넷에 문제가 생겨도 화재 감지기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이중삼중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기술이다. 그는 “현재 사용하는 스프링클러나 화재감지 시스템 원천은 수십년 전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소방에도 혁신기술을 적용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찬 한방유비스 대표가 사무실에서 수상한 상들을 소개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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