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003850)이 상업용 민간우주정거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엑시옴 스페이스에 5000만 달러(한화 약 649억 원)를 투자한다. 다만 재무 상황 대비 무리한 투자로 보여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23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보령의 이번 투자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13.7%, 자산총액 대비 7.8% 규모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이번 투자 규모가 회사의 자본 여력보다 큰 규모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주 사업에 후속 투자를 하게 되면 재무 건전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보령에 대한 기업 분석을 중단할 방침이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 변동성 확대로 커버리지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보령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액시엄 스페이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 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민간우주 정거장 사업의 핵심 투자자로서 향후 우주 공간을 기반으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예상되는 보령의 우주 사업으로는 우주공간에서의 신약개발과 생산, 우주 여행 및 거주자를 위한 의료시스템 구축 등이다.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액시엄은 세계 최초로 상업용 우주 정거장인 액시엄 스테이션을 건설하고 있다. 이는 향후 10년 내 해체될 예정인 국제우주정거장(ISS)를 대체할 예정이며 2025년 첫 모듈 발사를 시작으로 우주 정거장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액시엄의 계획이다.
보령은 올 초 우주 헬스케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회사 측은 지난 4월부터 액시엄, 하버드, MIT 등 우주 산업 내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우주 헬스케어 사업화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액시엄에 대한 투자도 이같은 사업 전략의 연속이란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우주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환경에선 온전한 단백질 결정이 형성될 수 있다. 질병의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고, 대응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선 우주가 신약개발에 유리한 환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MSD는 국제우주정거장을 통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고순도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나노입자와 무중력상태를 이용한 신규 약물전달 기법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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