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북한의 군용 무인기 도발과 관련해 전임 정부의 안일한 안보 태세를 지적하며 드론부대를 조속히 창설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무인기에 대한민국 영공이 속수무책으로 뚫렸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방공망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도발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 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주고 더 강도 높은 대비 태세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해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부터 드론에 대한 대응 노력과 훈련, 전력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고 훈련이 전무했다”며 “북한의 선의와 군사합의에만 의존한 대북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 국민들께서 잘 보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북한 무인기 5대가 김포·파주·강화도 일대 영공을 약 5시간 동안 침범했음에도 우리 군이 단 1대도 격추하지 못한 책임이 5년간 전투 준비 태세를 소홀히 한 문재인 정부에 있다는 비판이다.
윤 대통령은 재발 방지를 위해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 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다”며 “어제 그 사건을 계기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기존 시범부대에서 재창설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도발 당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소집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윤 대통령은 확전 각오로 엄중히 상황을 관리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비례성 원칙에 따라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라’는 단호한 지시를 내렸다”며 “NSC가 열리지 않아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쟁 중 막사에서 토론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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