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부정적으로 봤던 의약계의 인식 변화, 경쟁사인 스타트업의 자금력 부족 요인 등이 K바이오 사업 확장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디지털헬스케어 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계획했던 체외 진단 기업 피씨엘(241820)은 비대면 진료까지 함께 운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회사 측은 현재 스마트병원을 설립하는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피씨엘은 주요 만성 질환을 선정해 해당 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비대면 진료를 시행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진단·진료·예방 영역까지 함께 아울러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신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제약사들의 비대면 진료 사업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녹십자홀딩스(005250)의 자회사 유비케어가 운영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앱 ‘똑닥’에 이어 일동제약(249420)도 최근 비대면 진료 앱 ‘후다닥 케어’를 론칭했다. 해당 앱에선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며 7만 여 곳의 의료기관과 4만 여 명의 의료진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건강 Q&A’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최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도 회원사로 가입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바이오가 비대면 진료 사업 영역으로 확장에 나선 것은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약계의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의약계는 비대면 진료가 국내 도입될 경우 상급 종합 병원에 진료가 쏠릴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종합병원 보단 주로 병·의원급에서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면서 일부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진료 앱을 운영하면서 모 기업의 사업과 연결해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헥토헬스케어는 올 7월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 메디버디의 지분을 인수했다. 회사 측은 비대면 진료와 함께 건기식 판매를 연결하며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벤처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모기업을 통한 자금 조달이 유리한 점도 사업 진출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금 조달 환경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내년 인수합병(M&A) 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비대면 진료 플랫폼 시장에서 추가 투자 유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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