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3년 차를 맞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재판이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재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해를 넘기게 됐다. 김씨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서 재판 지연은 물론 관련 검찰 수사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극심한 압박감을 느껴온 김씨가 내년에 재개될 재판에서 심경 변화를 일으킬 지 주목된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자해 시도에 따른 부상으로 경기도 수원시 자택에 머무르며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 14일 자신의 승용차에서 자해를 시도한 뒤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2주간 입원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상태다. 김씨는 외상센터 최대 입원기간인 2주를 넘겨 퇴원했지만 다른 병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씨는 경기도 광명의 한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취재진이 몰리면서 해당 병원으로부터 입원을 거절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회계사 등과 공모해 민간에 최소 651억원 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시행 이익을 몰아줘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구속된 김씨는 대장동 재판 피고인으로 주 1차례 이상 재판을 받아오다 지난달 24일부터는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대장동 핵심인물인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 등이 석방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폭로전을 이어간 것과 달리 침묵을 이어온 김씨의 입을 열기 위한 검찰의 전방위 압박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김씨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이사 최우향씨까지 구속되면서 극심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대표와 최 이사는 김씨의 지시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범죄수익 260억원 가량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시점이 바로 이 대표와 최 이사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직후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장동 수익금과 이재명 대표의 연결고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건강 상태가 회복되는 대로 김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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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장동 재판의 핵심 피고인인 김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서 재판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11월10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1년 넘게 매주 한 두 차례 공판기일을 이어오던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김씨의 자해 시도 이후 재판을 잠정 중단된 상태다. 김씨 측은 법원에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김씨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6일부터 예정된 공판을 모두 취소한 상태다. 따라서 다음 재판은 빨라도 오는 1월 중순께나 열릴 전망이지만 김씨의 치료가 늦어질 경우 재판 재개 시점은 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
김씨의 극단적 시도는 이재명 대표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씨에 대한 조사가 지연되는 만큼 한창 진행 중인 수사가 해를 넘기면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을 통해 얻은 배당수익의 일부가 이 대표에게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연결고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김씨의 진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 대표 소환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검찰 수사에 압박을 느껴온 김씨가 돌연 심경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부터 시작될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재판에서도 핵심 변수는 김씨다. 결국, 대장동 관련 재판과 검찰 수사는 김씨의 입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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