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5대 시중은행 중 최초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 타행 자동 이체 수수료를 전액 영구 면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30일 취임한 한용구 신임 신한은행장이 전임 은행장인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의 ‘고객중심’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하겠다고 밝히자마자 이뤄졌다.
한 행장은 지난달 말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리딩뱅크답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역할을 어떻게 할 건지 심도 있게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이익을 낸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이체 수수료 면제를 가장 빠른 시기에 시행하겠다”고 말했었다. 특히 “고객 중심은 신한이 일류 기업으로 가는데 가장 커다란 대명제”라며 “이체 수수료 면제가 고객과 사회를 위한 하나의 메시지가 될 것이며, 모든 은행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수수료 면제 기준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으로 이체할 경우 건당 500원, 타행으로 자동 이체할 경우 건당 300원 씩 부과하던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예년 수수료 수입 등을 바탕으로 추산하면 연간 면제 규모는 약 100억 원에 이른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다만 한 행장 바람대로 경쟁 은행들도 비대면 이체 수수료 면제에 따라나설지는 미지수다. 리테일(소매금융) 후발 주자인 IBK기업은행이 2019년 12월 말 대형은행 중 최초로 ‘이체 수수료 0원 시대’를 열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찻잔 속 태풍에 그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우량 고객에 수수료 감면 혜택을 주고 있고,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서도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면제 확대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본다”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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