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기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3이 돌아왔다. 올해는 웹3.0(탈중앙화를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인터넷 환경)과 메타버스를 새로운 전시 카테고리로 포섭하며 한층 다양한 미래 기술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 시간)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이달 5~8일 열리는 CES 2023의 핵심 슬로건은 ‘모두를 위한 인간 안보(Human Security for All)’다. 포스트 팬데믹의 화두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정치·경제·사회적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고민을 담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카테고리를 핵심 키워드로 선정했다.
가장 먼저 주목되는 키워드는 CES에 첫 데뷔하는 웹3.0과 메타버스 분야다. CTA 측은 “지난 CES만 해도 메타버스로 갈무리됐다면 올해는 하드웨어는 물론 몰입감 있는 가상현실(VR) 경험을 오가는 전시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HTC가 메타의 증강현실(AR)·VR 헤드셋 ‘퀘스트 프로’를 상대로 신제품 VR 헤드셋을 공개한다. 또 코인데스크는 전용 스튜디오를 마련해 웹3.0과 메타버스를 주제로 하는 세션들을 대폭 공개해 웹3.0과 메타버스의 미래를 엿보는 시간을 갖는다.
전년 대비 참가 업체 규모가 부쩍 늘어난 분야는 모빌리티다. CES는 이제 북미 지역 최대의 자동차·자율주행 기술 관련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최 측인 CTA는 “참가 업체가 25% 늘어 자동차 기술 전시장인 LVCC 웨스트홀이 꽉 찰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아마존·보쉬 등 300여 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이 차량용 운영 체제 ‘안드로이드 오토’를, MS는 ADAS 등의 소프트웨어를 선보인다. BMW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를 공개하는 한편 올리버 칩세 BMW그룹 회장은 ‘궁극의 디지털 드라이빙 머신’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역시 중요한 화두다. 농업·푸드테크·에너지 등 분야를 막론하고 지속 가능성을 우선순위에 놓는 기술 등이 소개된다. 특히 이동형 전력 장비 업체인 에코플로를 비롯해 대안 의류 업체 카본엑스, 그린미네랄 등 스타트업 등의 약진도 돋보인다.
함께 주목되는 분야는 로보틱스다. 미국 농기계 업체 존디어는 자율주행 트랙터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동시에 존 메이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에 나서 기술과 혁신이 세계 식량 공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독일 업체 저먼바이오닉시스템즈가 개발한 입는 형태의 외골격 로봇 ‘크레이엑스(CrayX)’도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헬스케어 역시 디지털헬스와 수면테크·원격의료 등으로 다양화된다. VR·인공지능(AI) 기술과 만나 한층 새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 기업 애보트를 비롯해 국내 수면테크 기업인 에이슬립, 일본 혈압 측정기 오므론헬스케어 등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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